[시장 동향]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원료당) 11호 선물(SBV25)은 4일(현지 시각) 전장 대비 0.07센트(＋0.43%) 오른 파운드당 16.18센트에, 런던 ICE 백설탕 5호 선물(SWV25)은 3.80달러(＋0.82%) 상승한 톤당 469.4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상승은 최근 하락장에서 나타난 공매도 환매(short covering)가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가 지난주 10만 t에 이어 이번 주에도 동일 물량을 추가 구매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파키스탄은 국내 설탕 가격 안정을 위한 비축 확대를 목표로 수입을 늘리고 있다. 이 나라의 추가 수입 가능성은 최근 4년 저점 부근까지 밀렸던 국제 설탕 가격에 단기적 지지력을 제공했다.
[브라질 생산 증가 우려] 반면 지난 1일 뉴욕·런던 시세는 브라질 공급 확대 전망으로 1.5주·4주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7월 31일 브라질산 설탕·에탄올 산업협회(Unica)는 7월 상반월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t라고 발표했다. 동일 기간 사탕수수 분쇄량 중 설탕용 비중은 54%로 작년 50%에서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Datagro는 건조한 날씨가 분쇄를 앞당겨 제당 비중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원당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작용해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인도 수출 재개 관측]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몬순 강우 호조에 힘입어 인도가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부터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는 500.8㎜로 평년 대비 4% 많다. 이에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2025/26 시즌 200만 t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6월 2일 인도 전국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2025/26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24/25년 생산이 5년 만의 최저치인 2,620만 t로 17.5%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공급 과잉 전망] 올해 4월 이후 설탕 가격은 조정 국면에 진입해 뉴욕·런던 가격이 각각 4.25년·4년 저점을 기록했다. 6월 30일 국제 상사 Czarnikow는 2025/26 시즌 750만 t의 글로벌 과잉(8년 만의 최대)을 예상했고, 미 농무부(USDA)도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세계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 8,931만 t으로 전망했다.
[수요 회복 신호] 그러나 저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수요도 꿈틀대고 있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대비 1,435% 급증한 42만 t로 나타났다. 또한 코카콜라가 미국 내 음료에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대신 사탕수수당을 사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설탕 소비가 11 Mt→11.5 Mt(＋4.4%)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감산, 태국 증산] 공급 측에서 상반된 뉴스도 있다. Unica는 7월 중순까지 누적 기준 2025/26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9.2% 감소한 1,565만 t라고 밝혔다. 브라질 농업공급공사(Conab) 역시 2024/25 시즌 생산이 3.4% 감소한 4,411만 t로 추정되며, 이는 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가 원인이다. 반면 태국 사탕수수관리위원회는 5월 2일 2024/25년 태국 생산이 14% 증가한 1,000만 t라며, 세계 3위 생산국으로서 공급 확대가 가격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기구·정부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년 세계 공급 부족을 547만 t(9년 만의 최대)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USDA는 2025/26년 인도·브라질·태국의 생산 확대로 전 세계 재고가 7.5% 늘어난 4,118만 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용어 해설]
원당 11호(ICE #11)는 국제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원료당(정제 전 사탕수수당) 기준 가격을 의미한다. 백설탕 5호(ICE #5)는 정제당 가격을 뜻하며 톤당 달러 기준으로 거래된다. Unica는 브라질 최대 제당·에탄올 업계 협회로, 월 2회 생산 데이터를 공개해 시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Short covering은 공매도 세력이 포지션을 청산하며 매수에 나서는 행위, HFCS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고과당 시럽을 말한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은 단기적으로는 파키스탄·중국 등 신흥국 수요와 HFCS 대체 흐름이 가격 방어선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 다만 2025/26 시즌으로 갈수록 브라질·인도·태국의 생산 회복이 가시화되면 시장은 다시 공급 우위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는 ISO·USDA·Unica의 월간·분기별 데이터를 면밀히 추적하며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