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노동시장 동향] 교육·소매 부문 부진이 7월 전체 구인 공고 감소를 이끌었다. 전달 증가분의 절반가량만 상쇄된 셈으로, 노동시장이 완만하게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8월 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인디드(Indeed)가 공동 집계한 구인 공고 지표는 7월 한 달 동안 전월 대비 1% 감소했다. 이는 6월 수치가 하향 조정된 +1.6%였음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7월 구인 공고는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20년 2월)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14.4%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고용 수요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지표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노동시장이 급격히 느슨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 ANZ Aaron Luk 이코노미스트
Luk 이코노미스트는 114~117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서 지표가 횡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범위는 2024년 중반 이후 유지돼 왔으며, 이는 구인 수요가 빠르게 꺾이지 않고 ‘옆걸음’을 걷고 있음을 의미한다.
호주준비은행(RBA) 역시 노동시장이 여전히 완전고용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6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이 예상치를 밑돌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하면서 ‘균열’이 보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RBA가 다음 주(8월 둘째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3.6%로 조정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분기(4~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고, RBA가 지난 7월 시장 컨센서스를 뒤엎고 금리를 동결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는 완화적 스탠스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구인 공고 지표란?
구인 공고(Job Ads) 지표는 기업이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에 게시한 채용 공고 수를 합산해 노동수요를 추정하는 통계다. ANZ-Indeed 시리즈는 대형 은행과 글로벌 취업 플랫폼이 협업해 높은 커버리지를 자랑한다. 통상 선행 지표로 활용돼, 향후 고용·임금·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데 쓰인다.
■ 교육·소매 부문이 왜 중요할까?
교육 서비스업은 유학생·연수생 유입, 정부 예산 집행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소매업은 가계 소비심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경기 체감도와 밀접하다. 두 부문에서 구인 공고가 감소했다는 것은 민간 소비와 서비스 수요가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하는 이유Analytics
1) 팬데믹 이후 ‘인력난’이 구조적으로 심화됐다는 분석 속에서, 구인 공고가 팬데믹 이전 대비 두 자릿수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임금 상승 압력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2) 반면 최근 몇 달간의 완만한 하향 추세는 RBA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를 모두 잡기 위한 통화 완화 카드에 힘을 실어준다.
3) 교육·소매 부문 중심의 감소는 서비스 물가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CPI 세부 항목 흐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7월 지표가 ‘노동시장 연착륙’ 시나리오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해석한다. 급격한 고용 축소 없이도 물가 안정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시장 냉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가계 소비가 추가로 위축돼 경기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호주 달러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 달러 대비 소폭 약세를 보였다가 RBA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채권시장에서는 3년물 국채금리가 3.7%대로 내려앉아, 시장금리 역시 정책 전환을 선반영하는 흐름을 연출했다.
■ 앞으로 주목할 데이터
① 8월 중순 발표 예정인 7월 구직자수·실업률
② 9월 초 공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
③ 10월 발표되는 임금가격지수
이들 지표가 하방 압력을 시사할 경우, RBA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7월 ANZ-Indeed 구인 공고 1% 감소는 노동시장 탄력성이 여전히 견조하면서도 서서히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RBA가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여부, 그리고 하반기 고용·물가 지표가 어떤 궤적을 그릴지가 향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모두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