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성장·물가 전망 따라 추가 금리인상 시사—6월 의사록

【도쿄】 일본은행(BOJ)이 성장률물가상승률이 자체 전망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 경우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을 통해 밝혔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의사록에서 다수의 위원은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발 관세(무역관세)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급격한 정책 변경은 위험하다는 판단이 우세했다.

한편 일부 위원은 일본 경제성장과 물가 흐름이 향후 완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향후에도 무기한 동결”을 제안했다. 반면 우에다 가즈오 총재를 포함한 상당수 위원들은 중·장기적으로 경기와 물가가 상승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인상이 불가피”라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는 대외 리스크를 감안해 관망하되, 예상 경로대로라면 정책 정상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 — BOJ 의사록 중


7월 말 회의에서도 “동결+인상 가능성 열어두기” 기조 유지

BOJ는 7월 말 정례회의에서도 6월과 동일하게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했다. 그러나 총재 발언과 성명서에는 “물가와 성장 여건 호조 시 신속 대응”이라는 표현을 반복해 향후 인상 카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식료품·임금이 물가 자극…쌀값 급등이 핵심

일본 인플레이션은 2025년 들어 식료품 가격, 특히 국민 주식(主食)인 의 급등세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동시에 2024 회계연도 임금협상(춘투) 결과로 강한 임금 인상이 확정되면서 가계 소비 여력이 확대된 점도 물가 압력으로 작용했다.

의사록은 이러한 임금·물가의 상호작용이 단기적 요인인지 구조적 변화인지를 계속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이는 BOJ가 지난 수년간 이어온 초완화 정책 정상화의 핵심 판단 기준으로 해석된다.


채권매입 축소(테이퍼링)도 속도 조절

BOJ는 6월 회의에서 월별 국채 매입 규모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가 남아 있어 테이퍼링 속도를 한층 낮추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는 ‘샤프 테이퍼링’에 따른 시장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판으로 평가한다.

BOJ 의사록이란?

BOJ는 통상 정책 회의 약 한 달 후 의사록(minutes)을 공개한다. 이는 위원별 발언, 논점, 표결 세부 등을 담아 시장이 중앙은행의 정책 반응 함수(policy reaction function)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자료다. 다만 실명의견이 아닌 익명·요약 형식이라 개별 위원의 정확한 온도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 시각: “정책 정상화 문턱 넘는 중”

신문·금융권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의사록을 통해 “0.5% 금리 수준이 사실상 상한선이 아닌 중간 기착지임이 확인됐다”고 진단한다. 최근 엔화 약세·원자재 가격 반등 등을 고려하면, BOJ가 2025년 말~2026년 초 0.75% 또는 1.0% 수준으로 금리를 재차 인상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이 수입 물가·일시적 공급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BOJ가 인상 시점을 지나치게 앞당길 경우 경기둔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이번 의사록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고금리 장기화’ 전략과 ‘종료·전환’ 전략 사이에서 분기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BOJ가 “본격 정상화로 발걸음을 돌렸다”는 신호로 해석돼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