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채권시장 동향] 달러화가 지난주 후반부터 이어진 약세 흐름을 8월 5일 월요일(현지시간)에도 지속했다.
2025년 8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38% 내려 추가 약세를 기록했다. 이는 2일(금) 발표된 미국 7월 비농업 고용 및 ISM 제조업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여파로 미 국채(티노트) 수익률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90%까지 급등한 것과 직결된다.
달러 약세를 부추긴 또 다른 요인은 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가 2일 사임을 표명한 점이다. 쿠글러의 공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지지 성향) 인사를 지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의 정책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여기에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수요가 감소한 점도 한몫했다.
주요 경제 지표
같은 날 공개된 미국 6월 공장 주문은 전월 대비 -4.8% 감소해 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운송장비를 제외한 공장 주문은 +0.4% 증가하며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페더럴펀즈(FF) 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90%로, 10월 28~29일 회의에서는 70%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40% 수준이었던 인하 베팅이 2배 이상 뛴 것이다.
주요 통화별 동향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15% 하락했다. 유로존 8월 센틱스(Sentix) 투자심리지수가 -3.7로 예상(+6.9)과 달리 크게 악화되며 유로에 부담을 줬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도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밀려 금리 차(스프레드) 축소가 유로 약세를 심화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유럽 경기 둔화를 재촉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엔/달러(USD/JPY) 환율은 -0.31% 떨어졌다. 니케이225지수가 1.5주 만에 저점으로 내려앉으며 위험회피 심리가 엔화 매수를 자극했다. 미 국채 수익률 하락도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귀금속 시장
12월물 금 선물은 +0.78%(+26.60달러), 9월물 은 선물은 +1.08%(+0.399달러) 상승 마감했다. 금값은 1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글로벌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무이자 안전자산인 금·은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킨 결과다. 특히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90%까지 상승한 점이 추가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 성장세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크라이나·중동 지역 긴장 등 지리정치적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을 들어 귀금속을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용어 해설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달러, 스웨덴크로나, 스위스프랑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출한 지수다. 페더럴펀즈 선물은 미국 은행 간 초단기(하루짜리) 자금 거래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예상치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시장 전망 및 분석
연준 이사진 공석과 거시지표 둔화로 “9월 인하” 시나리오가 급부상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8월 30일 발표될 PCE 물가와 9월 초 고용지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2%)를 상회하고 고용시장이 견조함을 재확인할 경우, 90%로 가격에 반영된 인하 기대가 후퇴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9월 초로 예상되는 EU산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경우, 유럽 및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관세 강행 시 유로존 제조업 지표는 추가 둔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달러 강세·유로 약세라는 전형적 리스크오프 패턴을 재점화할 수 있다.
FX 전략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추가로 98선(달러 인덱스 기준)을 이탈할 경우, 96대까지 하락 여지가 열릴 것”이라면서도 “추가 지표 부진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97선 초반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가능성”을 병행 제시했다.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2.10%대 중반까지 떨어질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이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수익률 반등이 나타나면 달러 약세도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 2025 Barchart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