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이 투자한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 미국 IPO로 최대 42억3000만 달러 기업가치 노린다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미국 증시 상장(IPO)을 통해 최대 42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스팩(SPAC) 합병 때 제시했던 90억 달러 목표의 절반 수준이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Reuters)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불리시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20만3000주※20.3 million shares주당 28~31달러에 발행해 최대 6억2,930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일종의 ‘로드쇼(투자설명회)’를 본격화하며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에 돌입했다.

“IPO 마케팅이 시작되면, 투자은행들은 보통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뒤 수요가 높으면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선호한다.” – 매트 케네디, 르네상스캐피털(Renaissance Capital) 선임 전략가

▶ 배경: 규제 명확성과 친(親)암호화 정책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GENIUS법(Stablecoin에 관한 초기 규제 프레임워크)을 통과시키며 디지털 자산 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ENIUS법이란?
‘Generating Entrepreneurial Novelty In US’의 약자로,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 등 법정화폐에 고정된 암호화폐에 대한 최소한의 발행·준비금 기준을 제시한 미국 연방법이다. 불리시는 IPO 자금 중 상당 부분을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공시에서 밝혔다.

▶ 기업 현황과 재무 실적

불리시는 피터 틸(Peter Thiel)이 후원하는 기업으로,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팔리(Thomas Farley)는 과거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장을 지냈다. 2023년에는 ‘디지털커런시그룹(DCG)’로부터 코인데스크(CoinDesk)를 인수해 미디어 부문을 확장했다.

그러나 2025년 3월 31일 종료 분기 실적은 3억4,900만 달러 순손실로 전년 동기 1억500만 달러 순이익 대비 적자 전환했다. 회사는 “보유 암호자산 공정가치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 비교 기업: 코인베이스의 부진

미국 최대 상장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티커: COIN)는 2분기 거래량 둔화로 조정 순익이 감소했고, 발표 직후 주가가 약 17% 하락했다. 케네디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분기별 가격 변동보다 거래소의 기본 영업 효율성과 수익성에 주목한다”고 평가했다.

▶ 상장 구조 및 증권사

불리시는 뉴욕증권거래소에 티커 “BLSH”로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JP모건, 제프리스, 시티그룹이 맡았다. 상장 후 회사는 일부 공모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유동성을 관리할 계획이며, 구체적 발행사는 “한 곳 이상”이라고만 명시했다.

▶ 시장 평가와 전망

암호화 자산 가격은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높지만,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특히 Circle Internet의 성공적인 뉴욕 증시 데뷔—상장가 대비 400% 상승—는 투자 심리를 고조시켰다.
본 기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IPO가 기존 금융시장 참여자에게 대체 투자 기회를 제공하며, 기관투자자 편중 전략이 변동성을 부분적으로 완충할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보유액 확대는 거래소의 규제 리스크를 다시 부각할 수 있다. 향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재무부의 상세 규칙 제정 과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결론

불리시의 2차 상장 도전은 이전보다 절반가량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출발하지만, 규제 명확성·정책 우호성·기관 투자자 수요라는 3대 호재를 동시에 기대한다. 투자자들은 IPO 이후 실제 영업수익, 보유자산 가격 변동, 스테이블코인 운용전략이라는 세 가지 지표를 면밀히 검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