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티커: PLTR)가 2025년 2분기(회계연도 기준)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돌파하며 월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이 같은 호실적 발표 직후 팔란티어 주가는 장중 5% 이상 급등했다.
2025년 8월 4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올해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0.16달러,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해 LSEG(구 리피니티브) 컨센서스(0.14달러·9억4,000만 달러)를 각각 웃돌았다.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를 기록했다. 시장 분석가들이 10억 달러 매출 달성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전망했던 것과 달리, 회사는 이를 두 분기 앞당겨 달성했다.
CEO 알렉스 카프, 회의론자에 “무장 해제됐다” 표현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주주서한에서 “수년간 우리의 대규모 투자를 조롱해온 회의론자들은 이제 무장 해제(defanged)돼 일종의 복종 상태에 놓였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언어 모델의 부상,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반도체, 그리고 우리 소프트웨어 인프라의 결합이 기적 같은 기울어진 성장 곡선(S-curve)을 만들었다.” – 알렉스 카프 CEO
* defanged는 ‘이빨이 빠졌다는 뜻’으로, 비판 세력이 힘을 잃었다는 뉘앙스를 지닌 표현이다.
상향 조정된 가이던스
팔란티어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종전 389억~390억 달러에서 414억2,000만~415억 달러로 상향했다. 3분기 매출 전망도 10억8,300만~10억8,700만 달러로 제시해, 월가 평균 추정치(9억8,3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연간 영업이익과 잉여현금흐름(FCF) 전망치 역시 동반 상향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68% 급증한 7억3,300만 달러, 그중 미국 민간(커머셜) 부문 매출은 306만 달러로 거의 두 배 성장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효율화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미 연방 정부 매출이 4억2,600만 달러로 53% 확대됐다.
2분기 동안 회사는 5,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 66건, 1,000만 달러 이상 계약 42건을 체결했다. 총 계약 가치는 전년 대비 140% 늘어난 22억7,000만 달러다.
재무 지표·밸류에이션
팔란티어의 순이익은 3억2,670만 달러(주당 0.13달러)로 전년 동기(1억3,410만 달러·0.06달러) 대비 144%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3,790억 달러를 넘어 미국 상장기업 시가총액 TOP 20에 진입했으며, 세일즈포스·IBM·시스코를 제치고 미국 10대 기술기업 목록에 올랐다. 주가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지 않다. 팩트셋(FactSet) 기준 팔란티어 주가는 선행(Forward) PER 276배로, 테슬라(177배)를 제외하면 TOP 20 기업 중 유일한 ‘세 자릿수’ 멀티플이다.
용어 설명 및 시장 의미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유통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FCF(Free Cash Flow·잉여현금흐름)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금액으로, 배당·자사주 매입·부채 상환 등 주주 환원 가능 재원을 가늠할 때 활용된다.
Forward PER(선행 주가수익비율)은 향후 12개월 예상 EPS 대비 주가를 산출한 지표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평가’ 우려가 커질 수 있지만, 성장주 투자자는 향후 이익 증가 속도에 더욱 주목한다.
투자자들은 팔란티어가 정부·국방 분야의 전통적 강점을 넘어 민간 기업 AI 플랫폼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지, 그리고 고평가 논란을 실적 성장으로 상쇄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