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수입 확대 기대에 국제 설탕 선물 가격 소폭 반등

국제 설탕 시장이 파키스탄의 추가 수입 계획 소식에 반응하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ICE 원당 10월물(종목 코드 SBV25)은 전 거래일 대비 0.10센트(+0.62%) 오른 파운드당 16.25센트 부근에서, 런던 ICE 백설탕 10월물(종목 코드 SWV25)은 4달러(+0.86%) 상승한 톤당 약 47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5년 8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이번 주 10만 t의 설탕을 추가로 구매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주 이미 매입한 10만 t에 이어 두 번째 대량 구매로, 단기간 시장 수급 기대를 자극하며 공매도 세력의 숏 커버링을 촉발했다.

파키스탄의 공격적 수입 확대은 설탕 현물·선물 가격에 즉각적인 지지를 제공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현지 정부는 식료품 인플레이션 둔화와 라마단·희생제 등 대규모 종교 행사 수요를 염두에 두고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인도·태국 — 공급 측 변수

그러나 공급 측면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약세(베어리시) 요인이 많다. 지난주 유니카(UNICA)는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7월 상반월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40만 t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설탕 제조 비중(사탕수수 대비)도 50%에서 54%로 높아져, 에탄올보다 설탕 쪽으로 가공이 몰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 조사기관 데이터그로(Datagro) 역시 건조한 날씨가 수확·파종 일정을 앞당기면서 브라질 설탕 설비 가동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증산 전망은 가격 상단을 제한하는 핵심 요인이다.

인도 쪽 상황도 비슷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마케팅 연도에 설탕 수출 재개를 허용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인도 기상청(IMD)은 8월 4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이 ‘정상 대비 4% 초과’인 500.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풍부한 강우로 인해 사탕수수 작황이 ‘풍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현지 업계 단체(ISBMA)는 내년 200만 t의 수출 쿼터를 요청한 상태다.

인도협동조합설탕공장연합회(NFCSF)는 6월 2일 리포트에서 2025/26 연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t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4/25 연도 약 2,620만 t(5년 내 최저) 대비 급반등하는 수치다.

태국도 변수다.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5월 2일 2024/25 연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해 1,000만 t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수요 측 호재도 존재

다만 가격이 최근 4년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수요 측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반등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42만 t로 집계됐다. 또한 코카콜라(Coca-Cola)는 미국 내 일부 제품에 옥수수 과당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결정이 미국 설탕 소비를 +4.4% 늘려 1,150만 t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정한다.

국제설탕기구(ISO)는 5월 15일 2024/25 연도 세계 설탕 공급이 –547만 t(9년 만의 최대 적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월 예상치 –488만 t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연도 세계 설탕 생산량이 1억 8,932만 t(+4.7% YoY)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인류 소비량 역시 1억 7,792만 t(+1.4%)로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며, 재고는 4,118만 t(+7.5%)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생산 차질 — 단기 상승 논리

유니카는 7월 중순까지의 누계 기준 2025/26 브라질 중남부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1,565만 t라고 발표했다. 이어 브라질 국영 농업통계기관 코나브(Conab)는 지난달 2024/25 연도 브라질 설탕 생산이 가뭄과 폭염 여파로 –3.4% 줄어 4,411만 t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브라질의 단기 생산 차질과 파키스탄·중국 등 신흥국 수요 확대가 가격 하단을 지지하겠으나, 인도·태국·브라질의 중장기 증산과 USDA·Czarnikow가 제시한 ‘2025/26 연도 8년 만의 750만 t 공급 과잉’ 전망이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NY 원당 11호(#11)는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정제 원당 선물 종목으로, 글로벌 가격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런던 백설탕 5호(#5)는 정제 설탕 선물 계약이며, 두 종목 모두 톤 또는 파운드 단위로 거래된다. 숏 커버링은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손실 방지를 위해 매수에 나서는 행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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