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성업체 SES, 미 육군에 5년간 8,960만 달러 규모 상업용 위성통신 계약 수주

글로벌 방위·우주산업 핵심 키워드


SES Space & Defense가 미 육군(United States Army)과 8,960만 달러(약 1,181억 원) 규모의 상업용 위성통신(COMSATCOM)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 기간은 총 5년이며, SES는 자사의 전략적 운송·통신 네트워크를 ‘전투서비스지원(Combat Service Support)’ 프로그램과 미 국방부(DoD) 산하 여러 프로젝트, 그리고 추가적인 미 연방기관들에 제공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유럽 위성통신 기업인 SES는 방위·안보 분야에서 미국 정부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 회사는 이미 2025년 5월,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우주 기반 네트워크 구축 사업의 핵심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룩셈부르크 정부와 손잡고 새로운 방위 위성을 개발·발사하기로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우주 방위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COMSATCOM이란 무엇인가?

COMSATCOM(Commercial Satellite Communications)은 민간 위성망을 활용해 데이터·음성·영상 등을 전송하는 서비스로, 군 전용(밀리터리 전용) 위성 대비 구축 비용과 운용 시간이 훨씬 낮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미 군 당국은 지리적으로 분산된 전장(戰場)의 네트워크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상업용 위성망과 군 전용 위성망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하는 추세다.

계약 세부 내역 및 의미

SES Space & Defense는 이번 5년 계약을 통해 1 전술 현장에서의 실시간 통신, 2 물류·의료·공병 등 전투지원 요소의 데이터 전송, 3 DoD 산하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광대역·저지연 위성 링크를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위성 대여’가 아니라, 고정·이동형 지상국(Ground Station) 구축부터 네트워크 운영·유지보수까지 포괄하는 종합 서비스 패키지다.

업계 전문가들은

“민간 위성업체가 군 핵심 통신망 구축·운영을 담당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방위산업의 민간화·상업화 추세를 상징한다”

고 진단한다. 구체적으로는, 모바일 지휘소·드론(무인기)·분산형 센서 네트워크를 엮어주는 초연결(超連結) 인프라 구축이 필수 과제가 되면서, 민간 위성·우주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력과 범지구적 커버리지가 군 당국에 매력적인 옵션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SES의 전략적 행보

1995년 룩셈부르크에서 설립된 SES는 지정학적 리스크 다변화를 위해 유럽·아시아·미국 정부와 연속해서 방위 계약을 체결해 왔다. 특히 2023~2024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위성 통신 수요가 급증하자, 자사의 ‘O3b mPOWER’ 중궤도(MEO) 위성‘SES-17’ 정지궤도(GEO) 위성을 앞세워 글로벌 군·정부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번 5년 수주가 의미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 : 총 8,960만 달러를 연간 평균 1,792만 달러씩 인식할 수 있어, 연구·개발(R&D) 자금 여력이 늘어난다.
둘째, 기술 검증 효과 : 미 육군이 요구하는 극한의 신뢰성을 통과함으로써,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일본·호주 등 우방국 방위조달 시장에서 ‘실적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주주가치 제고 : 방위·정부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경기 변동에 따른 민수용 위성 서비스 불확실성을 완화한다.

시장 반응 및 전망

미 국방부는 2024 회계연도 예산 중 위성·우주 체계에 약 338억 달러를 배정했으며, 민수·상업용 위성 활용 비율을 2027년까지 4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SES, Viasat, SpaceX, Eutelsat 등 글로벌 위성 사업자의 방위·정부 매출 CAGR(연평균성장률)은 향후 5년간 12~15%에 달할 것으로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SES Space & Defense 측은 공식 성명에서

“당사의 위성·지상 통합 네트워크는 미 육군 전투지원 부대가 요구하는 고가용성(High Availability)저지연(Low Latency)을 동시에 충족한다”

며, 이번 계약이 ‘전술 엣지(Edge) 통신’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룩셈부르크 정부와의 공동 위성 개발 프로젝트는 2029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NATO 회원국 공동 운용을 전제로 설계되고 있다. 이는 유럽 안보 지형에서 룩셈부르크를 ‘우주 방위 허브’로 격상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 시각

서울 소재 국방·우주정책연구원 안지호 연구위원은 “미 육군이 상업용 위성 리스 모델을 채택한 것은, 전통적인 군 전용 위성 개발 방식의 비용·시간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이라며 “상업 위성사업자의 기술·서비스 혁신 속도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국내 테마주로 통하는 위성부품·안테나 기업들도 해외 방산·통신사 공급망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다만, 계약 규모·주문 주체·환율 변동성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과제

이번 계약은 ‘우주 자산 보호’ 문제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지상 기반 전자전(EW)·레이저무기뿐 아니라 고궤도 위성 요격체 등장에 대비한 새로운 우주 작전 교리를 마련 중이다. SES가 민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군 통신망을 지원하는 만큼, 위성 보안·사이버 공격 방어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8,960만 달러 규모의 이번 계약은 SES의 글로벌 방위·우주 전략에 중대한 전기를 제공한다. 상업·군사·정부 통신 수요가 ‘뉴 스페이스(New Space)’ 생태계와 융합되면서, 민간 위성 통신사가 방위산업 밸류체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