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부진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 기준금리 동결 전망 고수

Bank of America Securities(이하 BofA)가 미국 노동시장의 둔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9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80%까지 높아졌음에도 BofA는 ‘동결’ 시나리오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미 노동부 산하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7월 비농업 고용이 예상보다 적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5월과 6월 고용이 대폭 하향 수정되면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호적(reciprocal)’ 관세 인상을 발표한 이후 견조해 보였던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실제로는 과장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CME FedWatch Tool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거의 80%로 반영했다. 이는 ‘고용 부진→경기 둔화→조기 완화’라는 전통적 연쇄를 선반영한 결과다.


이번 대규모 하향 수정은 우리가 제시한 ‘연내 동결’ 시나리오를 시험대에 올려놓는다. 다만 아직까지는 Fed가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 아디티야 바베(Aditya Bhave) BofA 수석 이코노미스트

BofA는 ‘bad cuts’, 즉 노동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불가피한 인하를 대안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도, 현 단계에서 금리 동결 전망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들은 시장이 ‘경기침체(recession)’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높은 인플레이션저성장·높은 실업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위기 국면을 의미한다. 반면 FedWatch Tool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투자자들의 금리선물 포지션을 바탕으로 회의별 정책금리 확률을 실시간 계산해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이민 제한도 변수다.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이후 미국 내 외국인 노동력 규모가 80만2,000명 감소하면서 노동 공급이 급격히 축소됐다. 수요 둔화에도 노동시장의 ‘슬랙(slack·잉여 인력)’이 눈에 띄게 늘지 않는 배경이다.

실제 지난 1년간 실업률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횡보하는 반면, 임금 및 총노동소득 증가율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실업률이 일정 범위 내에서 머무는 한 일시적 고용 부진은 감내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반복해 왔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Fed의 2% 목표를 상회하며 고착화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인내(wait-and-see)’ 전략을 고수하는 핵심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 뚜렷이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내리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BofA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노동시장 악화를 선제적으로 예견해 9월에 금리를 내린다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명확한 증거 없이 위험을 감수하는 셈”이라며 현시점에서 무리한 인하가 오히려 정책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해석 및 전망

현재 Fed는 듀얼 맨데이트(물가 안정·고용 극대화) 중 물가 목표를 더 크게 벗어나고 있다. 정책 금리 인하는 실업률 상승, 임금 하락 등의 확실한 근거가 수반돼야 한다는 원칙을 감안할 때, BofA의 ‘동결’ 전망은 통화정책 스탠스와 일관성을 유지한다.

다만, 고용지표 하향 수정이 추세적 변곡으로 확인될 경우 시나리오는 급변할 수 있다. 8월 소비자물가, 9월 초 고용보고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 등이 연준의 9월 결정에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결국 ‘노동시장 vs 인플레이션’이라는 정책 저울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한, Fed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시간을 벌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단기 금리전망 베팅보다는 장단기 금리차, 실질금리, 인플레이션 보호채(TIPS) 등 다층적 헤지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