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Morgan Stanley)가 유럽 증시 2분기 실적 시즌의 흐름과 투자 전략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MSCI Europe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이미 72%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는 지수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이 바라본 이번 시즌의 특징은 ‘높은 변동성’과 ‘차별화’로 압축된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유럽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net beat) 비율이 한 주 전 13%에서 23%로 상승했다”면서도 “컨센서스 추정치에 대한 향후 영향, 즉 가이던스 변화를 살펴보면 혼재된 결과”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근거로 산출한 ‘순 스큐(net skew)’가 +2%로 집계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직전 집계치(–4%)보다는 개선됐으나, 같은 기간 미국 기업들의 +26%와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뒤처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대비 낮은 가이던스 상향 폭이 유럽 주식의 단기 방향성을 제한할 수 있다”
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전했다.
용어 해설:
• MSCI Europe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산출하는 대표적 유럽 주가지수로, 시가총액 상위 대형·중형주 400여 종목을 포함한다.
•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의 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지표로, 실적 시즌에서 가장 핵심적인 수익성 척도로 활용된다.
• 넷 스큐는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상향 혹은 하향 조정한 EPS 추정치의 ‘순’ 방향성을 뜻한다.
한편 4주 이동평균 기준 유럽 기업 실적 전망치 조정률(어닝 리비전 레이트)은 –9%로 집계되며 여전히 ‘음(陰)의 영역’에 머물렀다. 미국 기업들의 리비전 레이트가 ‘플러스’ 구간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모건스탠리는 “유럽의 –9%라는 수치는 2분기 시즌 초반 대규모 하향 조정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결과지만, 이미 2025년 컨센서스 성장률이 크게 깎여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유럽의 어닝 리비전 ‘폭’ 자체는 완만히 개선되고 있으나, 글로벌 주요 지역과 비교할 때 여전히 최하위권”이라고 분석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업 신뢰도, 고용, 소비 심리가 제한적으로만 개선되고 있다.”
시장 파급 효과와 투자 전략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실적·가이던스 흐름이 유럽 주식시장에 ‘횡보·변동성 장세’를 고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낮은 이익 성장, 방어적인 섹터로의 자금 이동, 그리고 고개별 종목 간 수익률 격차 확대”를 3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보고서는 미국발 관세 확대가 향후 몇 분기 동안 유럽 기업 실적에 ‘필연적으로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운송·화학·자동차 등 대외 민감 업종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톱픽(Top Picks) 업데이트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다음과 같은 종목을 우선주목 리스트로 제시했다.
• 지멘스에너지(Siemens Energy AG)독일
• KBC 그룹벨기에
• 라인메탈(Rheinmetall)독일
• 코메르츠방크(Commerzbank)독일
• 아디옌(Adyen)네덜란드
전문가 관점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모건스탠리 분석에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미국 대비 저조한 가이던스 상향률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실제로 유럽 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경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 등 복합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 ‘경로 의존적(secular stagnation)’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방어적 섹터 내에서도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배당 지속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EPS 추정치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는 퀀트(quant) 전략을 통해 리비전 모멘텀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어닝 서프라이즈 포착형 알고리즘’이 유효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결론적으로, 모건스탠리 리포트는 유럽 실적 시즌의 ‘밝은 면’(어닝 서프라이즈 증가)과 ‘어두운 면’(가이던스 상향폭 미미, 리비전 레이트 부진)을 동시에 조명한다. 투자자라면 자칫 단순한 PER(주가수익비율) 디스카운트 매력만을 보고 접근하기보다, 업종·국가별 정책 리스크 및 수요 사이클을 면밀히 따져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