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시즌의 최대 분수령이 지난 주 막을 내렸지만, 월스트리트를 뒤흔들 잠재력을 지닌 핵심 보고서들은 여전히 줄을 서 있다.
2025년 8월 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S&P 500 지수 편입 기업 120여 곳이 최신 분기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월트 디즈니(DIS),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그리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구성 종목인 화이자(PFE)가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들은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메타플랫폼스 등 ‘빅테크 4인방’의 실적 발표 이후 투자 심리를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전체 S&P 500 기업의 약 3분의 2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그중 82% 이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이익 서프라이즈율로, 투자자들은 남은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 ET(Eastern Time)은 미국 뉴욕을 포함한 동부 표준시를 의미한다.
• LSEG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금융정보 서비스 부문으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제공한다.
• 팩트셋과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Bespoke)은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널리 활용하는 데이터·리서치 업체다.
화이자(PFE) – 6일(화) 개장 전
• 컨퍼런스콜: 오전 10시(ET)
• 전 분기 성적: 비용 절감 확대 효과로 시장 전망을 상회.
• 이번 분기 컨센서스: LSEG 기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순이익 예상.
“백신 시장에서 RFK Jr. 발언이 촉발시킨 규제 리스크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핵심 화두가 될 것”이라고 BofA 애널리스트 팀 앤더슨은 전망했다.
역사적 패턴: 비스포크에 따르면 화이자는 87%의 확률로 EPS 예상치를 상회해 왔다.
AMD – 6일(화) 장 마감 후
• 컨퍼런스콜: 오후 5시(ET)
• 전 분기 성적: 대(對)중국 수출 제한에 따른 15억 달러 매출 타격을 경고했음에도 EPS 서프라이즈.
• 이번 분기 컨센서스: 이익은 전년 대비 약 30% 감소, 매출은 25% 이상 증가 예상.
UBS의 팀 아쿠리 애널리스트는 “PC 및 서버 수요가 2분기 실적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내년 데이터센터 GPU 판매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역사적 패턴: 최근 세 차례 발표 중 두 차례 주가가 하락했으며, 특히 4분기 실적 이후 6.3% 급락, 3분기 혼재된 실적 후 11% 밀렸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 6일(화) 장 마감 후
• 컨퍼런스콜: 오후 5시(ET)
• 전 분기 성적: ‘경제 불확실성과 관세 압박’을 이유로 가이던스 하향.
• 이번 분기 컨센서스: 전년 대비 가파른 EPS 감소 전망.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AI 수요 모멘텀이 주가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엔 마진 압력이 심화된다”며 ‘네거티브 카탈리스트 워치’에 종목을 올렸다.
역사적 패턴: EPS 서프라이즈 확률 64%이지만, 발표 당일 평균 2.3% 상승.
월트 디즈니(DIS) – 7일(수) 개장 전
• 컨퍼런스콜: 오전 8시 30분(ET)
• 전 분기 성적: 예상 밖 스트리밍 가입자 증가로 주가 반등.
• 이번 분기 컨센서스: EPS 7% 증가 예상.
최근 한 달간 디즈니 주가는 5% 넘게 하락해 S&P 500의 강보합 흐름과 대비된다. ‘마우스 하우스’가 실적 발표를 통해 반등 모멘텀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역사적 패턴: 최근 8개 분기 중 7차례 EPS 예상치 상회.
일라이 릴리(LLY) – 8일(목) 개장 전
• 컨퍼런스콜: 오전 8시 30분(ET)
• 전 분기 성적: 체중 감량 치료제 ‘마운자로’ 판매 호조로 매출 45% 급증.
• 이번 분기 컨센서스: EPS 40% 성장 예상.
릴리는 지난주, 자사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와의 비교 임상에서 심혈관계 개선 효능이 유사하다는 결과를 발표해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역사적으로 릴리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평균 0.2%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단기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시각 및 투자 전략
시장 참가자들은 82%에 달하는 이익 서프라이즈율을 근거로 ‘어닝 리질리언스’를 논하지만, 개별 기업별 가이던스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높이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화이자와 릴리의 경우 정치·규제 변수, AMD와 SMCI는 공급망 및 GPU 경쟁 구도가 주가 변동의 핵심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① 컨퍼런스콜에서 제시되는 수주·신규 고객 데이터, ② 비용 절감 및 마진 전망, ③ 정책 리스크 발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즈니와 AMD처럼 주가가 이미 주저앉은 종목은 ‘실적 + 가이던스’ 조합에 따라 테크니컬 반등이 나타날 여지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는 ‘빅테크’ 이후 숨 고르기에 돌입한 증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호실적이 이어질 경우 S&P 500 지수는 연고점 재도전에 나설 수 있지만,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가 잇따르면 밸류에이션 재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