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美 모기지 증권 분쟁 3억 달러에 합의…크레디트스위스 ‘유산 리스크’ 또 하나 해소

스위스 취리히UBS 그룹미국 주택담보대출증권(Residential Mortgage-Backed Securities, RMBS) 관련 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3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UBS는 2017년 크레디트스위스가 미국 당국과 체결한 합의 중 남아 있던 소비자 구제 의무를 승계·이행하는 방식으로 이번 건을 해결한다.

※배경 용어 해설
RMBS는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일종의 자산유동화증권이다. 2000년대 중반 미국 주택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급격히 확대됐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핵심 금융상품으로 지목되면서 대규모 손실을 일으켰다.

UBS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로 크레디트스위스가 남긴 레거시 이슈 가운데 또 하나를 정리했다”며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신속히 유산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회사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UBS가 크레디트스위스의 레거시 문제를 공정하고 균형 있게, 그리고 이해관계자 모두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신속히 해결하려는 방침과 맥을 같이한다.” — UBS 공식 성명1


2017년 57억 달러 합의의 마지막 고리

크레디트스위스는 2017년 미국 법무부와 맺은 협상에서 총 57억 달러를 지불하고 RMBS 판매 관련 투자자 기만 혐의를 종결했다. 이 가운데 약 25억 달러는 민사 벌금, 약 32억 달러소비자 구제 프로그램으로 배정됐다. 그러나 소비자 구제 조치는 일정 기간에 걸쳐 이행하도록 설계돼 있었고, UBS의 인수로 인해 잔여 의무가 계승됐다.

미국 모기지 증권

이번 3억 달러 지급은 잔여 소비자 구제 의무 전액을 현금으로 일시 정산하는 방식으로 체결됐으며, 법무부도 이로써 관련 의무가 모두 해소됐다고 확인했다.


뉴저지州 4억 9,500만 달러 합의 등 잇단 분쟁 정리

UBS가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하기 전이던 2022년, 크레디트스위스는 뉴저지주 법무장관실과 4억 9,500만 달러에 합의해 별도의 RMBS 사기 의혹을 해결한 바 있다. 뉴저지 당국은 당시 “은행이 투자자를 오도하거나 사기적·기만적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합의로 소송은 종결됐다.

UBS는 2023년 6월 크레디트스위스를 전격 인수한 이후, 수십 건에 이르는 레거시 분쟁을 ‘패스트-트랙’ 전략으로 해결 중이다. 이번 합의는 그 일환으로, UBS 경영진이 강조해 온 ‘신뢰 회복’ 로드맵의 핵심 단계다.

스위스 은행 본사


전문가 시각: 레거시 리스크 단기·중기 영향

시장 전문가들은 “UBS가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로 얻은 글로벌 자산관리·투자은행 시너지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면, 레거시 소송과 규제 위험을 조속히 정리하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3억 달러는 UBS의 시가총액·유동성 규모 대비 부담이 크지 않으나, 연쇄 소송이 지연될 경우 평판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글로벌 규제 환경이 여전히 강화 추세라는 점에서, 과거 위기 당시 판매된 파생상품 관련 분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UBS가 리스크 관리투명성 강화를 얼마나 일관되게 추진할지가 향후 주가 및 자본비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독자 참고: ‘소비자 구제 의무’란 무엇인가?

미 법무부는 금융기관이 대규모 사기 또는 기만 행위로 인해 소비자·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될 경우, 벌금 외에도 소비자 구제(consumer relief) 프로그램을 부과한다. 이는 대출 조건 완화, 주택 차압 방지, 지역사회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집행되며,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 의무가 소멸한다. UBS의 이번 3억 달러 지급은 이러한 구제 프로그램을 ‘현금 정산’으로 조기 종료한 사례다.

금융 규제


향후 전망

UBS는 올해 하반기 실적 발표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인수 관련 구조조정 비용P&L(손익) 영향을 상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소송 합의가 주당순이익에 미칠 단기 충격보다, 자본 건전성 지표(CET1 비율) 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비용은 불가피하지만, 크레디트스위스의 부실 자산이 빠르게 정리될수록 UBS의 글로벌 자산관리 1위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3억 달러 합의는 UBS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 총량을 가시적으로 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전히 남아 있는 각종 규제·민사 분쟁의 잔여 리스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리하느냐가 중장기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