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금 가격 급등…홍콩 상장 금광주 동반 급등

미국 고용지표 부진이 촉발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완화 기대가 안전자산인 금 가격을 끌어올리며,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금광주(株)가 5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일제히 급등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7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NFP) 증가 폭은 7만3,000명에 그쳤고, 전달과 전전달 수치 또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 역시 4.2%로 상승하면서 시장의 예상(3.9%)을 크게 상회했다. 이같은 수치는 미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훨씬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그 결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급락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채권 수익률(금리)이 내려가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보유 기회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귀금속 시장에는 강력한 상승 촉매가 된다. 실제로 현물 금(Spot Gold)은 8월 1일 뉴욕장에서 온스당 3,360달러를 돌파하며 장중 2% 넘게 급등했다. 이후 일부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돼 월요일 아시아 시장에서 소폭 되돌림이 있었으나, 전반적인 위험회피 심리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Gold price chart


홍콩 금광주, 최대 10% 상승

이 같은 금값 랠리의 직접적 수혜주는 홍콩 거래소(HKEX)에 상장된 금 채굴·제련 기업이다. 이날 오전 11시 54분(홍콩시간·GMT 03:54) 기준, 링바오 골드(3330.HK)는 전일 대비 7% 넘게 상승했고, 치펑 지롱 골드 마이닝(6693.HK)은 9% 이상 급등했다. 산둥 골드 마이닝(1787.HK)은 무려 10% 가까이 뛰어올라 금광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쯔진 마이닝(2899.HK) 역시 2%대 강세를 보였으며, 동관 골드 그룹(0340.HK)은 4.4% 올랐다. 반면 홍콩의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는 같은 시각 0.5% 상승에 그치며, 금 관련 종목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 시각: 안전자산 선호는 당분간 지속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고용 쇼크를 기점으로 하반기 금 가격 상방 압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실질금리(물가를 감안한 금리)가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중앙은행과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요가 계속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국제선물중개사의 금 담당 트레이더는 인베스팅닷컴과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NFP는 ‘골디락스’가 아닌 ‘콜디락스(Coldilocks)’ 시나리오를 예고한다. 성장 둔화가 생각보다 빨라지면 연준은 생각보다 일찍 움직일 수밖에 없고, 이는 금 가격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HKEX trading floor


용어 풀이 및 배경

비농업부문 고용(NFP)은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핵심 경제지표로, 농업을 제외한 산업·서비스·정부 부문의 신규 고용자 수를 집계한다. 미국 금리정책과 달러 방향성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선행지표 중 하나다.

연방기금금리(Fed Funds Rate)는 미국 상업은행들이 초단기 자금(하룻밤)을 서로 빌리고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로, 연준이 통화정책을 통해 직접 목표 범위를 설정한다. 이 금리가 낮아지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안전자산(금, 엔화 등)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미국 정부가 10년 만기로 발행한 국채의 시장 금리를 뜻한다. 장기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며, 성장전망·인플레이션 기대·통화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기자의 관전 포인트

첫째, 달러 약세 흐름이 단기에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달러 지수가 추가 하락하면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시도할 수 있다. 둘째, 아시아 신흥국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위안화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내 금 거래소(상하이 금거래소 등)를 통한 현물 매수세가 국제 시세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

셋째, 홍콩 거래소의 구조적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중국 본토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해외 자본이 접근하기 쉬운 채굴·제련업체 상장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광주 프리미엄』이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old mining


향후 전망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연준은 9월 혹은 11월 FOMC 회의에서 첫 ‘예방적’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현실화될 경우, 최근 조정을 거쳤던 금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며 온스당 3,500달러 돌파 시나리오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다시 반등할 경우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변동성 장세가 심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경기 둔화 우려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라는 이중 모멘텀이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는 홍콩 상장 금광주에 투자 심리를 더욱 끌어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