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우려·미국 고용 부진 속 아시아 증시 혼조…엔화 강세에 일본 닛케이 2% 급락

[아시아 증시 동향]

아시아 주요 증시는 4일 관세 불확실성과 미국 고용 부진의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장 뉴욕증시가 약세로 마감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일본 증시가 크게 하락한 반면 중국·홍콩 등 다른 시장은 제한적인 등락에 그쳤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주 발표한 신규 관세 조치와 예상치를 밑돈 7월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 지표가 아시아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농업을 제외한 미국 내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경기 방향을 가늠할 때 중시한다. 7월 고용이 7만 3,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월가, 관세·고용 충격에 주간 급락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주간 기준 큰 폭 하락했다.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2% 이상 밀렸으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무역 관련주가 두드러진 낙폭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Labor Department)는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7만 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7만 명)를 크게 밑돈 수치다. 동시에 5·6월 고용이 각각 3만 5,000명, 4만 2,000명가량 하향 수정됐다. 실업률도 4.1%에서 4.2%로 상승했다.

고용 부진 소식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하며 달러화 지수가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USD/JPY) 환율은 2% 넘게 떨어지며 1달러=140엔대 중반까지 밀린 뒤 4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소폭 반등했다.

엔화 강세는 수출주 비중이 큰 일본 증시를 직격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오전 장에서 2% 이상 하락하며 지난주 기록한 제한적 반등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브라질·인도·대만 등 수십 개국 제품에 대해 10%에서 41% 사이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로써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약 18%로 높아져 1930년대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해당 조치가 공개되자 글로벌 증시는 하루 만에 변동성이 치솟았다. 아시아 지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관세 마진 축소 우려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관세 인상은 기업 이익률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 연쇄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서울 한 자산운용사 리서치 총괄은 평가했다.

중국 본토 증시는 전 거래일 급락 이후 4일 다소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강보합권을 유지했고, 대형주 위주의 CSI300 지수도 보합세를 나타냈다. 홍콩 항셍지수는 0.2% 상승했다.

호주 S&P/ASX200 지수는 0.3% 하락했다. 무역 비중이 큰 원자재·에너지 종목이 약세를 주도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STI) 지수는 0.7% 상승해 대조적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장 4% 가까운 급락 이후 0.7% 반등했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법인세·투자세 인상안을 예고하면서 투자 심리가 흔들린 가운데, 외국인 저가 매수 유입이 지수 방어에 기여했다.

인도 Nifty50 선물은 0.1% 올랐다. 인도중앙은행(RBI)은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높은 물가 Pressures주1와 성장 둔화 사이 정책 조율이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 해석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표, 중국 7월 무역 통계 등 실물지표가 추가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를 앞두고 고용 쇼크가 실제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물가안정과 고용 최대화를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미국 중앙은행이다. 고용 지표가 부진하면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을 시도할 수 있다. 이날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 시장은 9월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반영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동시 발생)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동안, 교역 둔화가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 강세 지속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닛케이가 연중 고점을 회복하려면 달러/엔 환율이 다시 145엔선을 회복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자동차·전자 등 일본 수출 대장주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질 수 있다.

결국 투자자들은 고용 부진→연준 완화→달러 약세라는 연결 고리가 글로벌 자금 흐름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낳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달러·엔화 대비 화폐 분산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주1: Pressures는 물가 상승 압력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