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EV) 제조업체 BYD(비야디)가 7월 판매 부진을 공개한 직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BYD가 처음으로 월간 감소세를 기록한 데 주목하며, 성장 탄력이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YD는 지난 7월 글로벌 시장에서 총 344,296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불과하며 전월(6월) 대비 10.1% 감소한 수치다. BYD에게는 최근 6개월 만의 첫 월간 감소세로, 앞서 회사는 여섯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7월 실적 발표 직후,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된 BYD A주는 장중 3.1%까지 하락해 102.57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 심리가 예민하게 반응했음을 보여주며, 연초 이후 누적 상승분 일부를 반납한 결과다.
세부적으로 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PHEV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6% 줄어든 데 이어, 전월 대비 감소세도 이어갔다. 반면 완전 전기차(BEV)는 177,887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36.8% 증가했으나, 역시 전월 대비 14% 감소하며 성장 탄력이 다소 약화됐다.
이번 실적 부진은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의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 규제당국은 최근 국가 가격법 개정(초안)을 공개해, 과도한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원가 이하 판매 및 알고리즘을 통한 부당 가격 책정을 금지하겠다고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조치가 단기적으로 가격 인하 경쟁을 제한해 마진을 방어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판매량 확대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어·배경 설명
1m/m(month-over-month)는 ‘전월 대비’를 뜻하는 금융·경제 용어다. 일반 투자 보고서나 실적 자료에서 사용되며, 일정 기간(주로 한 달)과 바로 이전 기간을 비교할 때 쓰인다.
2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는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탑재한 차량으로, 외부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전기모드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주유가 가능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3BEV(Battery Electric Vehicle)는 순수 배터리 동력만으로 구동되는 완전 전기차다. 내연기관이 없기 때문에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으며,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기술이 핵심 경쟁 요소다.
기자 시각 및 전망
BYD가 지난 2년간 공격적인 신모델 출시와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빠른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7월 월간 감소는 단순한 조정인지 혹은 구조적 둔화의 신호인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관건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가격 규제 초안은 업계 전반의 ‘출혈 마케팅’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으나,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미흡한 기업에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BYD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내재화(셀·팩·BMS 일괄 생산) 덕분에 원가 경쟁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고점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축소가 겹칠 경우 수요 측면에서 또 다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BYD는 1) 해외 시장 다변화 가속, 2) 고급·프리미엄 라인업 확장, 3) 배터리 기술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 향후 분기별 실적과 주문 추이를 주시하면서,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률뿐 아니라 평균 판매 가격(ASP) 및 마진 변동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