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10% 글로벌 기본관세’ 시대 개막…미국 증시·경제의 2030년까지 장기 경로를 재점검하다

서론: 다시 불붙은 관세 화약고

2025년 8월 2일 밤(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룸에 들어서며 던진 한 마디— “모든 국가가 미국에 최소 10%의 관세를 내야 한다”—는 주말 내내 월가·K스트리트·실리콘밸리, 그리고 전 세계 외교가를 뒤흔들었다. 2018~2019년 ‘무역전쟁 시즌1’에서 이미 체력적 한계를 경험했던 글로벌 공급망은, 겨우 4~5년 만에 훨씬 더 거친 긴장 국면을 맞게 됐다.

본 칼럼은 단순히 관세율 숫자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① 국제 교역 구조와 달러 사이클, ② 미국 기업 이익·주가 밸류에이션, ③ 연준 통화정책·인플레이션 다이내믹, ④ 장기 채권금리·자산배분 구도, ⑤ 섹터·스타일 로테이션 시나리오라는 다섯 축으로 ‘트럼프발 글로벌 기본관세 체제’2030년까지 구조적 충격을 짚어 본다.


1. ‘10%+α’ 관세 디자인: 무엇이 다른가

  • 글로벌 기본세율 10% + 대(對)미 무역 흑자국 추가 15%~25%
  • 產·消 구분 없는 ‘원산지 범용 룰’: 임가공·환적(transshipment) 규정을 모두 봉쇄
  • 발효 시기 2025년 8월 7일 0시—행정명령으로 즉시 시행, 의회 동의 불요

2018년의 철강 25%, 알루미늄 10%처럼 특정 품목·안보 조항(섹션 232)에 기댔던 방식과 달리, 이번 조치는 세율·대상·시기가 모두 ‘보편·즉시·전면’이라는 점에서 근본적 체계 변화를 예고한다.

표 1│주요 교역 파트너별 예상 평균 관세율 변화

국가·지역 2024년 실효 관세(%) 트럼프안 적용 후(%) 증가폭
중국 7.6 22.6 +15.0
EU 27개국 2.4 12.4 +10.0
멕시코(USMCA) 0.2 10.2 +10.0
한국 1.5 11.5 +10.0
캐나다(USMCA) 0.3 10.3 +10.0

자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USTR, 필자 가공


2. 거시 프레임: 교역량·환율·GDP 성장률

글로벌 교역량은 2011~2024년 연평균 +3.1% 성장에 그쳤다. 기본관세 10%는 ‘교역비용 탄력치’(elasticity)를 -0.6으로 가정할 때 1차로 전 세계 수출입을 -6% 습감시킨다. IMF 다지역(MRDS) 모델에 입력하면, 2026~2027년 세계 GDP성장률을 -0.4%p~ -0.6%p 끌어내린다.

달러 사이클도 함께 본다. 관세는 북미 소비자물가를 직접 자극, 연준이 예정된 2025년 말 총 75bp 인하50bp로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실질금리·재정적자 확대를 반영하면, DXY 지수가 2026년 110선을 상회할 확률이 70%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 유출과 함께 2차 수축 효과를 동반한다.


3. 섹터별 EPS 손익계산서

3-1. S&P500 전사 이익 — 2년 누적 -9% 충격

MOODY’S Analytics 추산을 바탕으로, 매출 탄력치×관세 전가율×변동비 구조를 조합하면 아래와 같다.

섹터 영업이익률(2024A) 관세 비중 전가율(%) 2026E EPS 영향
IT 하드웨어 23% 15% 60 -11%
반도체 28% 12% 50 -9%
일반소비재 8% 25% 40 -15%
산업재 13% 18% 55 -10%
에너지 14% 2% 80 -1%

결론적으로 S&P500 전사 2025~2026 두 해 합산 EPS는 컨센서스 대비 -9.1% 하향될 수 있다. PER 15배를 적용하면 지수 레벨에서 약 -410pt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

3-2. 공급망 재배치의 승자·패자

  • 승자 (모멘텀 +) ▷ 멕시코·베트남 저비용 EMS, NA 중서부 철도·트럭 운송, 북미 태양광·배터리 Capex 수혜주
  • 패자 (모멘텀 −) ▷ 다국적 의류·가전 리테일, 중국 Fab 지분 의존 파운드리, 원가 전가 어려운 저마진 식품·음료

4. 연준·채권시장 매트릭스

연준은 9월·11월 연속 -25bp 인하를 시사했으나, 관세발 인플레가 PCE 디플레이터를 +0.4%p 끌어올릴 경우 ‘데이터 디펜던트→머뭇거림’으로 방향이 전환될 수 있다.

그림 1│10년물 미 국채 수익률 경로 시나리오

bond chart

Base Case(관세 10%, Fed 2회 인하 축소) → 10Y 3.95% → 4.35% 상승후 2026년 3.9%로 안착
Tail Risk(관세 +25%·흑자국 15%+) → 10Y 4.8% 상단 테스트, 장기 기대 인플레(BEI) 2.7% 돌파

채권 스티프닝(장단 금리차 확대)이 현실화되면, 누적 적자 / GDP가 2028년 8.1%에 달하는 재정 팽창과 맞물려 ‘쿼즈모도 위험(허리 척추 기울어짐)’—클리블랜드 Fed의 표현—이 부각된다.


5. 자산배분·포트폴리오 전략

5-1. 장기 투자자 로드맵

① 달러 강세 환경에서의 글로벌 60/40
• 해외주식 비중 → 선진 30% ▼ → 북미 40% ▲
• 채권 듀레이션 → 중립 유지(6년) → TIPS·IG 크레딧 우위

② 섹터 및 팩터 로테이션
단기(1년) : 품목별 관세 감면 예외 가능성이 큰 헬스케어(바이오·CMO), 국방·사이버 보안 수혜주 → 오버웨이트
중기(1~3년) : 로봇·물류 자동화·친환경 전기설비 Capex 테마 → 우량 성장주 중심율 유지
장기(3년+) : 비용 전가력 확고한 브랜드 소비재·클라우드 구독 SaaS → 이익률·현금흐름 방어

5-2. 옵션·헤지 아이디어

  • ▲ S&P 100 무기한 풋스프레드(ATM, -200bp lower) ↔ ▲ WTI 콜(75/90 스프레드) 롱
  • ▲ USDJPY 1-year risk-reversal (+call/-put) : 美 금리 > 日 금리 확대 베팅

이른바 “관세 인지 편향” 장세에서는 시장의 첫 반응(패닉셀)을 역이용하는 개별주 롱·인덱스 숏 전술이 유효하다. 단, 원가 투명성이 낮은 중소형주는 정보 비대칭 리스크가 크다.


6. 결론: ‘슬로우모션 디커플링’을 받아들일 때

2018년 무역전쟁은 결국 2020년 1단계 협정(Phase-1)으로 절반 봉합됐으나, 이번엔 ‘글로벌 최저 10% 룰’이라는 진입 장벽이 출발점이다. 필자가 주목하는 대목은 다음 두 가지다.

  • ① 프로토콜화된 관세 — 상품·지역·정권 교체와 무관한 상시 정책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 즉 디커플링이 ‘이벤트’가 아닌 ‘상태’가 된다.
  • ② 정책 옵션의 병목 현상 — 연준·재무부·무역대표부·국토안보부(DHS) 등 거버넌스 네트워크 내 정책 충돌이 증가, 통화·재정·통상의 시차·방향 불일치가 구조화될 개연성.

투자자는 ‘단기 방어→중기 재배치→장기 재료화’라는 세 층위 전략으로 사고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핵심은 ① 충격의 1차 순환(가격 조정) vs 2차 순환(실적 하향), ② 국가·기업·소비자 세 요인의 재분배를 동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결국 2030년을 내다보면 미국 경제는 관세라는 ‘보이지 않는 국경’을 내장한 채, 내수 기관화 + 핵심 동맹 간 블록 무역으로 재편될 확률이 높다. 이는 GDP 3%대 장기 잠재 성장률을 2% 중반으로 영구 하향시킬 수 있는 사건이다. 그때 시장은 지금의 할인율·프리미엄 체계를 완전히 새로 쓸지도 모른다.

(집필: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兼 데이터 분석가 김재헌,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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