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세인트루이스 노조, 최종 제안 거부…월요일 자정 파업 돌입

미국 방산·항공 대기업 보잉(Boeing)의 세인트루이스 지역 전투기 조립 노조원 3,200명이 회사의 최신 임금·복지 제안을 거부하며 5일 0시(현지 시각)부터 전면적인 파업에 돌입한다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합(IAM) 지부 837가 4일(현지 시각) 밝혔다.

2025년 8월 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IAM 비즈니스 대표 톰 뵈링(Tom Boelling)은 “노조원들은 우리 국가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만큼 숙련되고 헌신적이므로 그에 걸맞은 계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IAM District 837 조합원들이야말로 미국 방위 산업의 최전선에서 일한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특혜가 아니라, 자신의 전문 기술과 헌신을 정당하게 평가해 달라는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보잉 방공부문 부사장이자 총괄 매니저인 댄 길리언(Dan Gillian)은 이메일 성명에서 “회사는 파업을 대비해 비상 운용 계획(contingency plan)을 전면 가동한 상태”라며 “평균 임금 40% 인상안을 포함한 제안을 직원들이 거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① 최초 제안: 4년간 20% 임금 인상·5,000달러 서명 보너스

보잉이 처음 내놓은 계약안은 4년간 20%의 일반 임금 인상, 5,000달러(약 650만 원)의 서명 보너스(ratification bonus), 그리고 휴가·병가 확대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불충분”하다며 일축했다.

② 수정 제안: 시니어 직원 보상 소폭 상향·시간외 근무 규정 유지

지난주 회사는 시니어(근속 연수 상위) 조합원에게 유리한 소폭의 임금 구조 조정안을 포함한 새 협상안을 제시했다. 또한, 앞선 협상에서 조정하려던 시간외 근무(overtime) 체계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노조의 최종 찬반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Boeing Fighter Assembly Line

주요 생산품: F-15, F/A-18, T-7 레드호크, MQ-25 스팅레이

세인트루이스 공장은 F-15 이글·F/A-18 슈퍼호넷 등 전투기뿐 아니라 미 해군용 무인 공중급유기 MQ-25 스팅레이를 조립한다. MQ-25는 유인기 대신 항공모함에서 이륙해 전투기에 연료를 제공하는 ‘드론 급유기’로, 미 해군의 전력 투사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핵심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회사는 올해 미 공군 차세대 전투기 F-47A 사업을 수주한 뒤 세인트루이스 일대 생산시설을 대규모로 확충하고 있다. 해당 기종은 스텔스·전자전 능력을 결합한 6세대기로 추정되며, 수주액만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③ 파업 규모: 전년 상업기 부문 파업 대비 10분의 1 수준

이번 파업은 3,200명이 참여해 작년 가을 상용기 부문(시애틀 등) 33,000명 파업보다는 규모가 작다. 지난해 파업은 50여 일을 끌며 평균 38% 임금 인상으로 마무리됐고, 당시 보잉은 737 맥스·787 드림라이너 인도 일정에 큰 차질을 빚었다.

IAM Strike 2024

노조·용어 해설

IAM(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achinists and Aerospace Workers)는 미국·캐나다 항공우주, 방위, 운송 산업 종사자를 대표하는 1888년 설립 노조다. 지부 837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를 기반으로, 보잉 방위 사업장 노동자를 대표한다.

Ratification bonus는 노조가 새 단체협약을 비준(ratify)할 때 지급되는 일시금이다. 계약 체결을 독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일반 임금 인상과는 별도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파급

분석가들은 이번 파업이 미국 방위 공급망에 단기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면서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펜타곤(국방부) 프로젝트 전체 일정에 심각한 공백을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다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임금 인플레이션 경고와 맞물려, 노사 간 인건비 갈등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원가 상승 압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미국 주요 방위업체들이 노동력 확보난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보잉이 평균 40% 인상안을 내세웠음에도 파업이 현실화된 점은 업계 전반의 고임금 추세를 예고한다. 이는 록히드 마틴, 노스럽 그러먼 등 경쟁사들의 임금 협상에도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측면에서는 방산 부문의 이익률이 상업기 부문보다 높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보잉의 연간 실적 가이던스에 하향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회사가 이미 비상 계획을 발표하고 대체 인력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힌 만큼, 실제 생산 차질 규모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노조는 숙련 기술에 걸맞은 처우 개선을, 회사는 생산 일정 차질 최소화를 각각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노사 모두 “대화를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해 협상 테이블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지만, 국방 프로젝트 특성상 일정 지연이 곧 군 대비태세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파업의 향방에 미 정부 및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