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려에 뉴욕 증시 급락…S&P500·나스닥 2주 최저, 다우 5주 만에 최저치 마감

뉴욕 증시가 1일(현지 시각)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risk-off)’ 심리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3대 주요 지수 가운데 S&P500 지수나스닥 100 지수는 각각 2주 만에 최저치로 밀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주 최저치로 후퇴했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60% 하락한 반면, 다우지수는 -1.23%,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100 지수는 -1.96%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2025년 8월 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주가지수 선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9월물 E-mini S&P500 선물은 -1.67%, 같은 만기의 나스닥 선물은 -2.03% 떨어졌다. E-mini 선물은 거래 단위를 축소해 개인투자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S&P500·나스닥 지수 연계 상품이다.*

시장 전반의 매도 압력은 미국 행정부가 전격 발표한 신규 관세 정책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은 전날 밤 10% 글로벌 최저 관세 및 대(對)미 무역흑자국을 겨냥한 최소 15%의 관세 부과 방침을 공개했다. 관세 확대가 무역 흐름과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킬 것이란 공포가 주식 매도를 자극했다.

여기에 아마존닷컴이 3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치(중간값 194억 달러)보다 낮은 155억~205억 달러로 제시하면서 -8% 이상 급락, 대형 기술주 전반에 충격을 줬다.

실물 지표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3,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10만4,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전월 수치는 14만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대폭 하향 수정됐다. 같은 달 ISM 제조업지수는 48.0으로 9개월 만에 가장 빠른 위축세를 기록했으며, 6월 건설지출도 -0.4% m/m 감소했다.

“노동시장이 식고 제조업이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투자자 입장에선 ‘연준(Fed)은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기대와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이 혼재된 하루였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겹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도발적 발언”에 대응해 핵잠수함 2척을 ‘적절한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이 전해지면서 장중 낙폭이 확대됐다.

채권시장은 오히려 ‘호황’을 누렸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급락(가격 상승)해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4.20%까지 밀렸다. 약한 고용·제조업 지표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40% → 93%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주효했다.


세부 경제 지표

고용 7월 실업률은 0.1%p 오른 4.2%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3.9%로 3.8%를 웃돌아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제조업 ISM 제조업지수 48.0은 경기 확장·수축 기준선(50)을 하회, 글로벌 수요 둔화와 재고 조정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지출·소비심리 6월 건설지출 -0.4%,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확정치 61.7(하향) 등 연이어 부진했다.


연준 인사 발언

애틀랜타 연은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물가가 고용보다 목표에서 더 멀다”며 2025년 금리 인하 전망을 늘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연은 베스 해맥 총재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해 보이지만 고용 보고서는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93%, 10월 28~29일 회의 인하 가능성을 73%로 반영했다.


해외 시장 동향

유럽 Euro Stoxx 50-2.90% 급락하며 3개월 최저치에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7%, 일본 닛케이225는 -0.66%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39%로 1주 최저, 영국 길트 10년물은 4.509%로 4주 최저까지 내려갔다. 유로존 7월 CPI는 2.0% y/y(예상 1.9%), 근원 CPI는 2.3% y/y로 집계됐다.


개별 종목 움직임

하락

  • 아마존(-8% 이상) — 3분기 영업이익 전망 하향.
  • 반도체주 — 마벨(-6% 이상), 마이크론(-4% 이상) 등. 엔비디아·AMD·인텔 등 -2% 이상.
  • 플루어(-27%) — 2분기 EPS 부진 및 연간 가이던스 하향.
  • 이스트만케미컬(-19%), 코인베이스(-16%), WW 그레인저(-10%).
  • 모더나(-6% 이상), 아비스버짓(-3% 이상) 등.

상승

  • 레딧(+17%) — 2분기 매출 서프라이즈 및 3분기 전망 상향.
  • 주택 건설주 — DR호튼(+5% 이상), 레너·펄티(+3% 이상), 톨브러더스(+2% 이상). 낮아진 금리 수혜.
  • 모놀리식 파워(+10%), 킴벌리클라크(+4%), 릴리(+2%) 등.

주요 어닝 스케줄(8월 4일) — 엑손 엔터프라이즈, 코테라 에너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등 15개사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용어·배경 설명

E-mini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개발한 소형 지수 선물로, 표준 선물보다 계약 단위가 1/5 수준이다.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아 가격 변동 방향을 가늠하는 ‘조기 경보’ 지표로 활용된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은 물가연동국채(TIPS)와 일반 국채의 금리 차이를 말하며, 향후 10년 평균 기대인플레이션을 의미한다. 이날 4주 최저인 2.316%로 하락,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됐음을 나타냈다.


전문가 시각·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확대경기 둔화 지표가 동시에 나타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후반부와 유사한 ‘성장주 이익 둔화·금리인하 기대 혼재’ 구도를 언급한다. 반면, 고용·임금 지표가 여전히 견조해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는 의견도 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나, 최종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기조 변화와 기업 실적 추세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자산 배분 관점에서는 채권·현금 비중을 늘려 변동성을 흡수하되, 실적 호조 업종(헬스케어·주택 건설 등)에 대한 선별적 매수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또 다른 변수는 오는 8월 7일 0시 발효 예정인 신규 관세의 실제 적용 범위다. 관세폭이 15.2%까지 높아지면 2024년 2.3%였던 평균 관세율 대비 6.6배 급등하게 된다. 공급망 재편, 수입 물가 상승, 기업 마진 압박 등 후속 효과가 본격화할 경우, 연말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지표 부진→금리 인하 기대관세 확대→성장 둔화 우려가 교차하는 ‘양면적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CPI, 소매판매, 2분기 기업 실적 가이던스에 주목하며 대응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