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애플(Apple, NASDAQ:AAPL)이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를 인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힘을 얻고 있다. 이들 투자자는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역량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러한 주장에는 전략적·재무적 필연성보다는 ‘보여주기식(옵틱스)’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25년 8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펫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은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에 근접한 고평가 상태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중국 시장 부진·법률적 악재·AI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보여 줬다는 시장 인식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점에서 고성장 AI 검색 기업을 인수해 스토리를 방어하려는 시도가 나오지만, 숫자를 근본적으로 바꿀 정도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애플이 퍼플렉시티를 검토하게 될 잠재적인 ‘트리거(Trigger·방아쇠)’ 중 하나는 구글(Google, NASDAQ:GOOGL)이 애플에 지급해 온 TAC(Traffic Acquisition Costs) 축소 가능성이다. TAC는
‘검색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검색엔진이 단말 제조사나 브라우저 제공업체에 지불하는 비용’
으로, 애플 서비스 부문 매출에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를 기여해 왔다. 만약 규제당국이나 법원이 양사 간 TAC 계약 축소·해지를 명령할 경우, 애플은 ‘검색 Plan B’가 필요해진다. 퍼플렉시티는 슬릭(sleek)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AI 검색 스타트업으로, 이 공백을 메울 잠재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퍼플렉시티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
하지만 퍼플렉시티의 수익 구조는 ‘광고 중심·고마진’이라는 구글 검색 모델을 정면으로 뒤흔들도록 설계돼 있다. 즉, 광고 의존도가 낮고 그만큼 수익화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설령 애플이 자사 생태계에 퍼플렉시티를 탑재한다 해도, 애플의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맞춤형 광고 타기팅을 제한해 구글과 같은 광고 매출 재현은 어렵다.
더 중요한 점은, 퍼플렉시티를 사들인다고 해서 아이폰 ‘슈퍼 사이클(대규모 교체 수요)’이 촉발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퍼플렉시티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동되며 특정 하드웨어 사양 업그레이드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애플의 장기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은 ‘디바이스 교체를 촉발하는 온디바이스 AI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퍼플렉시티는 이를 즉각 제공하지 못한다.
퍼플렉시티의 자체 ‘소나(Sonar)’ 모델도 메타(Meta)의 오픈소스 라마(Llama) 모델 위에 구축돼 있어, ‘파운데이션 모델’ 직접 개발 역량이 제한적이다. 또한 퍼플렉시티 인력 규모는 구글 AI 부문에 비해 훨씬 작다. 따라서 인수 후에도 애플이 자체 ‘스몰·라지 언어모델’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남는다.
애플의 AI 전략, ‘공격’인가 ‘방어’인가
시장 일각에서는 애플이 결국 ‘대담한 AI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한다. 다만 모펫네이선슨은 “성장(공격)이 아닌 서사 방어에 머무르는 인수가 야기할 가치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AI 검색 기업 편입이 애플 생태계의 근본적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려면, 온디바이스 경험·하드웨어 교체 수요와 연결돼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로서는 퍼플렉시티가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애플이 AI 부문의 ‘공세적 성장’을 추구한다면, 퍼플렉시티 인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방어용’ 스토리를 강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주가의 장기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결정적 변수는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용어&배경 설명
*트래픽 획득 비용(TAC) — 검색 엔진이 자체 검색 트래픽 확보를 위해 브라우저·단말 제조사 등 파트너사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구글은 사파리 기본 검색엔진 지위 유지를 위해 애플에 TAC를 지불해 왔다.
*생성형 AI(Generative AI) —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텍스트·이미지·음성 등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총칭한다. 챗GPT, 이미지 생성기 등이 대표 사례다.
*슈퍼 사이클(Super Cycle) — 특정 기술·기능 혁신으로 인해 대규모 하드웨어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기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