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멕시코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 신용등급 ‘BB’로 상향…정부 지원 강화 반영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멕시코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롤레오스 멕시카노스(Pemex)의 장기 외화 표시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B’로 한 단계 올렸다. 이번 조정으로 등급에 부여돼 있던 ‘긍정적 검토(Positive Watch)’ 상태도 해제됐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피치는 이번 결정의 핵심 근거로 멕시코 정부의 재정적·정책적 지원 강화를 제시했다.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자금 조달과 부채 구조조정 노력이 페멕스의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왜 중요한가투자 등급(Investment Grade) 바로 아래인 ‘BB’는 여전히 투기적 등급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현저한 신뢰도 개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피치가 언급한 대로 페멕스는 전 세계에서 부채 규모가 가장 큰 석유기업으로, 수년간 재무·운영적 난관에 직면해 왔다. 이번 상향은 정부가 회사의 안정화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맥락으로 살펴보면, 멕시코 정부는 이번 주 12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본드 딜)을 단행해 페멕스의 단기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차환(리파이낸싱) 여력을 높였다. 새롭게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도 취임 직후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원유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운영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한다. 페멕스는 △지속적인 원유 생산 감소 △시설·탐사 부문 투자 부족 △환경·안전 규제 리스크 등 복합 과제를 안고 있다. 피치 역시 “재무적 완충이 확대됐으나, 생산 저하·환경 문제 등 근본 구조적 리스크는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숫자로 본 현황에 따르면, 페멕스는 이번 주 2025년 6월 기준 금융부채 988억 달러를 보고했다. 이번 120억 달러 조달액 중 약 95억 달러는 2025~2026년 만기 채무 상환에 투입돼 단기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낮췄다.

피치는 “멕시코 정부의 조치는 더 강력한 감독 체계와 개선된 의사결정 구조를 시사한다”며 “채무 한도 조정 역시 페멕스와 멕시코 주권 간 결속도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다음 단계로, 피치는 △추가적인 정부 재정 지원 △멕시코 국가 신용등급 상향 △정부가 페멕스 부채의 75% 이상을 지속적으로 보전하겠다는 ‘취소 불가 보증’ 등을 잠재적 등급 상향 요인으로 제시했다.


등급 용어 한눈에 보기
‘BB’는 피치 기준으로 투기적 등급(Speculative Grade)이지만 상대적으로 “부도 위험이 낮고, 안정적 사업 전망을 보유”한 구간에 속한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은 ‘B’ 등급대 기업보다 더 낮은 스프레드로 자금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적 관점에서, 이번 상향은 멕시코 정부가 에너지 산업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며 적극 개입한다는 사실을 글로벌 시장에 각인시켰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정부 의존적 구조가 강화되는 만큼, 주권 리스크와 기업 리스크가 사실상 ‘한 몸’으로 결속되는 점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