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로부스타 가격 동향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5.10센트(-1.725%) 떨어진 파운드당 291.25센트로, 1주일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만기 로부스타 커피(RMU25)는 톤당 3,393달러로 1달러(+0.03%) 소폭 상승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커피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관측에 주목하고 있다. 미·브라질 무역 교섭 과정에서 브라질 커피 수출을 면제 품목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면서 아라비카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커피 수출업자협회(세카페·Cecafe)와 미국 전미커피협회(NCA)는 현재 미국 통상 당국과 관세 면제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윌버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에서 전혀 생산되지 않는 품목은 관세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에 단초를 제공했다.
■ 로부스타 커피, 베트남 기상 악화로 지지력 확보
반면 로부스타 커피는 베트남 주요 산지에 이번 주 강우 예보가 사라지면서 수급 불안 기대가 커져 지지를 받았다. 베트남은 전 세계 로부스타 생산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로부스타 공급국이다.
또한 금융투자 펀드들의 공매도 포지션(숏 포지션)이 과도하게 누적된 점도 되돌림(쇼트 커버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ICE 유럽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월 22일까지 한 주 동안 펀드 순숏 규모는 3,334계약 늘어난 4,628계약으로, 2년 만의 최대치다.
■ 브라질 수확 진척 상황이 가격 압박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코옥수페(Cooxupe)는 7월 25일 기준 회원 농가의 2025/26년산 커피 수확률이 67%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조사기관 사프라스&메르카두(Safras & Mercado)는 같은 기간 브라질 전체 수확률을 84%로 추정했다. 품목별로는 로부스타 96%, 아라비카 76%가 각각 수확을 마쳤다.
대규모 수확 진척은 향후 물량 출하를 앞당겨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세 달 동안 아라비카 가격은 8개월 만의 최저치, 로부스타는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미끄러졌다.
■ 글로벌 생산 전망 및 재고 흐름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전 세계 커피 생산을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 7,868만 포대(60kg 기준)로 전망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감소한 9,702만 포대, 로부스타는 7.9% 증가한 8,165만 포대로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기말 재고 역시 4.9% 늘어난 2,281만 포대로 집계됐다.
다만 스위스 커피 무역사 볼카페(Volcafe)는 2025/26 아라비카 공급 부족이 850만 포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해 USDA 전망과 온도 차를 보였다.
■ 브라질·베트남 수출 및 기상 변수
세카페 자료에 따르면 6월 브라질 원두(그린) 커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였다. 이 가운데 아라비카는 27% 감소한 180만 포대, 로부스타는 42% 감소한 47만 6,334포대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가뭄 여파로 2023/24년 생산량이 147만2,000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24년 연간 수출 물량이 17.1% 줄어든 135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는 3월 12일 2024/25 생산 전망을 2,650만 포대로 하향 조정했고, 7월 7일 통계청은 2025년 상반기 수출이 4.1% 증가한 94만3,000톤이라며 일부 회복 조짐을 전했다.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 미나스제라이스 주는 7월 26일까지 일주일간 평균 3.5㎜의 강우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대비 200% 이상 많아 가뭄 우려를 완화하며 가격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 선물시장 재고 동향
뉴욕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인증 재고는 7월 31일 현재 770,621포대로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갱신, 가격 방어 요소로 거론된다. 반면 런던 ICE의 로부스타 재고는 7,029로트로 1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내 가격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 용어 한눈에 보기
아라비카(Arabica)는 높은 고도에서 재배되며 풍부한 향미와 산미가 특징인 고급 품종이다. 로부스타(Robusta)는 비교적 저지대에서 재배되고 카페인 함량이 높으며 쓴맛이 강해 인스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블렌딩에 주로 사용된다. 숏 포지션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전략으로, 포지션이 과도할 경우 가격 반등 시 “쇼트 커버링”이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
■ 기자의 시각
커피 시장은 단기적으로 브라질 관세 면제 여부와 베트남 기상 상황이라는 두 개의 축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펀드의 공매도 포지션이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해 있어 돌발 악재(예: 폭우, 물류 차질) 발생 시 급격한 쇼트 스퀴즈가 일어날 우려도 상존한다. 다만 USDA가 제시한 여유 있는 재고 전망 역시 무시하기 어렵기에,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위험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특히 국내 로스터와 외식 업계는 원두 조달 리스크 헷지 전략을 재점검할 시점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 변동까지 겹치며 원재료비가 이중으로 흔들리고 있어, 중장기 고정가 계약 활용이나 선물·옵션을 통한 가격 잠금(fixing)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