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섹터가 지난 1년 동안 1,000%를 훌쩍 넘는 폭발적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투자 수익과 기초체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거품 논란 역시 커지고 있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워렌AI가 인베스팅닷컴 프로(Investing.com Pro)의 지표를 활용해 주요 양자컴퓨팅 종목을 분석한 결과, 모든 종목이 계산된 적정 가치(Fair Value)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Proscores 역시 평균 이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계산에 도입해 기존의 반도체 기반 컴퓨터가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큐비트(Qubit)·얽힘(Entanglement)·중첩(Superposition)과 같은 개념을 활용해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오류정정 등 여러 난제가 남아 있어 상용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도 양자 분야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는 과거 “실질적 활용까지 15~30년”이라고 평가 절하했다가, 최근에는 “양자컴퓨팅이 변곡점에 근접했고 곧 현실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해 파장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력 자체를 부정할 수 없지만, 선별적 접근과 냉정한 밸류에이션 검증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Proscores란? 인베스팅닷컴 프로가 재무, 성장성, 리스크, 시장 모멘텀 등 30여 개 지표를 종합해 1~5점으로 부여하는 투자 적합성 점수다. 일반적으로 2.5점이 평균, 3점 이상이면 양호로 간주된다.
이번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것은 D-웨이브 퀀텀(QBTS)이다. Proscores 2.05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애널리스트 (Rosenblatt) 평균 목표가는 18.67달러로 11% 상승 여력을 시사하지만, 현재 주가는 적정 가치 대비 49% 고평가 상태다.
D-웨이브는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복잡한 최적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한다는 장점이 있어, 전통적 컴퓨터와 게이트 기반 양자컴퓨터 사이에서 차별화된 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최근 “Advantage2 양자컴퓨터”의 일반 서비스를 개시하며, “가장 진보된 성능”을 강조했다.
퀀텀 컴퓨팅(QUBT)은 Proscores 1.83으로 2위를 차지했다. 최근 1년 수익률이 2,219%에 달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평균 목표가(18.50달러)가 시사하는 상승 여력은 26%지만, 역시 적정 가치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전체적인 기술 완성도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투자자 관심이 밸류에이션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며 중립(Neutral) 의견을 냈다.
회사는 미 대형 은행으로부터 33만2,000달러 규모의 양자 사이버보안 솔루션 첫 상업 주문을 확보했고, 기관투자가 대상 사모 발행으로 2억 달러를 조달했다.
아이온큐(IONQ)는 Proscores 1.79로 3위에 올랐다. 분석 기관 7곳이 커버리지를 제공할 정도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다. 현재 주가는 적정 가치 대비 28% 높고, 평균 목표가 47.86달러가 23%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 벤치마크는 “양자컴퓨터로 역대 가장 복잡한 단백질 접힘을 시뮬레이션했고, 중성미자 없는 이중 베타붕괴도 재현하며 과학계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높이 평가했다.
최근 로젠블랫은 아이온큐를 매수로 커버리지 개시하며 70달러 목표가를 제시했고, Emergence Quantum과 차세대 이온 트랩 기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리가티 컴퓨팅(RGTI)은 Proscores 1.76으로 최하위지만, 주가는 적정 가치 대비 48% 고평가돼 있다. B.라일리는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양자 이니셔티브 수혜”를 들어 긍정적(Positive) 시각을 유지하나, 평균 목표가 15.83달러가 가리키는 추가 상승 여력은 11%로 제한적이다.
리가티는 모듈형 시스템에서 두 큐비트 게이트 정밀도 99.5%를 달성했다고 밝혀 기술적 성과를 과시했다. *두 큐비트 게이트는 양자컴퓨터 연산의 기본 단위로, 정확도가 높을수록 오류율이 감소해 실용성 확보에 유리하다.
섹터 전반의 딜레마
분석 대상 4개 종목 모두 Proscores가 2.1 미만으로, 인베스팅닷컴 기준 ‘보통 이하’ 투자 매력도를 보여준다. 이는 “기술적 혁신”과 “시장 밸류에이션” 간 괴리가 크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미래 성장 스토리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을 부정할 수 없지만, 불확실성 역시 크다”고 지적한다. 주가 등락이 기대감에 좌우되는 특성상, 리스크 관리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자금 운용 측면에서는 분산 투자, 손실 제한(Stop-Loss), 장기 관점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실적이 아닌 가능성에 가격이 매겨진 수준이다. 기술·재무·규제 변수까지 고려하면, 투자자는 기대 수익과 위험을 균형 있게 따져야 한다.” — 시장 관계자
어닐링(Annealing), 게이트 기반(Gate-based),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 등 생소한 용어가 난무하지만, 본질은 “누가 먼저 실용적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전까지는 투기적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워렌AI 분석은 “양자컴퓨팅주가 혁신 스토리를 품고 있지만, 투자 관점에서 아직은 섣부르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투자자는 펀더멘털·밸류에이션·리스크를 다각도로 점검하며 냉철한 시각을 유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