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電氣車) 스타트업인 리오토(Li Auto Inc.)가 2025년 7월 한 달 동안 3만731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2025년 7월 31일 기준 누적 인도 대수는 136만8,541대에 도달하며 자국 전기차 업계의 강자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리오토는 지난달 29일 신형 배터리 전기 SUV ‘Li i8’을 공식 출시했다. 이 모델은 최대 6인승의 좌석 구성을 갖춰 가족 단위 소비자를 주력 타깃으로 삼았으며, 첫 고객 인도 시점은 2025년 8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리오토는 2025년 7월 말 현재 전국 153개 도시에 535개의 리테일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527개의 서비스 센터 및 공식 수리점을 222개 도시에 배치해 촘촘한 애프터서비스(AS)망을 구축했다. 이는 중국 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서 가장 우려하는 서비스 거점을 대폭 확충함으로써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가족을 위한 스마트 전기차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리오토가 내건 기업미션이다. 이번 Li i8 출시는 바로 그 미션을 실현하기 위한 ‘완전한 전기 플랫폼’ 도입을 의미한다.
리오토는 그동안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내연기관을 보조 발전기로 사용하는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 모델을 주력으로 삼아 왔다. 하지만 Li i8은 순수 배터리 전기차(BEV)로 전환하며 배터리 에너지 밀도·충전 속도·소프트웨어 통합을 전면 개선했다.
주가(株價) 동향도 주목된다. 리오토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1일 나스닥 시장에서 25.16달러에 거래돼 전일 대비 0.94달러(-3.59%) 하락했다. 인도 실적 발표 직후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배터리 전기차(BEV)‧EREV 용어 설명
‘BEV’는 Battery Electric Vehicle의 약자로, 오직 배터리와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는 차량을 뜻한다. 반면 ‘EREV’는 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로, 전기모터가 구동을 담당하되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EREV는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배출가스 문제에서 BEV 대비 완전한 ‘제로(0)’는 아니다.
시장·산업적 배경과 의미
중국은 2024년 전기차 침투율이 38%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지위를 굳혔다. BYD, 샤오펑, 니오 등 경쟁사가 고성능·저가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는 가운데, 리오토는 프리미엄 패밀리카 세그먼트에서 차별화된 수익성을 확보해 왔다. 이번 BEV 전환이 본격적인 ‘무(無)배기가스 시대’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26년부터 신에너지차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탄소크레딧’ 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Li i8은 배출 없이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용 플랫폼 도입으로 탄소크레딧 확보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투자자 관점
리오토는 2025회계연도 2분기까지 연속 8개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BEV 전환 과정에서 CAPEX(설비투자)가 확대되며 단기 수익성 희석 우려도 제기된다. 월간 인도량이 3만 대를 상회했음에도 주가 변동성이 높은 이유다.
리오토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일 기준 약 18배로, 글로벌 동종업계 평균 25배 대비 저평가됐다. “올해 4분기 Li i8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주가 리레이팅(re-rating)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주된 시각이다.
향후 일정과 체크포인트
- 8월 20일 : Li i8 첫 고객 인도 개시
- 9월 초 : 8월 판매 데이터 발표 예정
- 11월 중 :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 계획
이 세 가지 이벤트는 주가 변동성과 소비자 수요의 체감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망 및 기자 코멘트
리오토는 가족형 프리미엄 전기 SUV라는 틈새시장을 선점해 온 경험을 BEV로 확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기반 자율주행 솔루션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경쟁사 BYD의 하이브리드·BEV 동시 전략, 테슬라의 가격 인하 공세가 이어지는 만큼 원가 경쟁력과 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중장기 성장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결론적으로, 7월 3만 대 인도 달성은 양호한 ‘분기 첫 달 출발’을 의미하며, 8월부터 시작될 Li i8 실제 판매 데이터가 리오토의 평균 판매단가(ASP)와 마진 방어 능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