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사상 최대 규모 소프트웨어 계약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나스닥: PLTR)가 미국 육군과 최대 1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는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며 국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향후 10년간 적용되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통합 프레임워크로, 그동안 분산돼 있던 75개의 개별 계약—15건의 주계약(Prime Contract)과 60건의 관련 협약—을 하나로 모은 점이 특징이다.
계약 구조와 목적
미 육군은 이번 통합으로 조달 절차를 단순화하고 계약 수수료를 제거함으로써 구매·배치 시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또한 대량 구매 할인(Volume-based Discount) 조항을 삽입해 예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엔터프라이즈 계약이란? 일반적으로 정부 또는 대기업이 다수 부서·프로그램에서 동일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개별 계약을 일괄 정리해 가격·버전·지원 체계를 표준화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례처럼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기업이 제품·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수 있도록 3~10년 단위 장기 프레임워크를 설정한다.
AI·데이터 통합 가속화
육군 측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통합 도구를 신속히 배치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며 계약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이미 국방부 내 다양한 프로그램에 내재화돼 있으며, 이번 조치로 ①예산 승인 단계 간소화, ②시스템 상호운용성 개선, ③현장 부대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 능력 향상이 기대된다.
“미 육군은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서 데이터 주도형 의사결정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 육군 관계자
웨드부시의 평가와 주가 전망
월가 리서치 하우스 웨드부시(Wedbush Securities)는 이번 건을 “대형 성장 촉매”로 규정하며 팔란티어 목표주가 160달러·투자의견 ‘아웃퍼폼’을 재확인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펜타곤의 AI·디지털 현대화 예산이 늘면서 팔란티어의 파이(시장 점유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웨드부시는 “첫 10억 달러 단일 계약 수주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잠재적 규모가 10배인 새 틀(Frame)을 확보했다”며, 국방 예산 감축 논의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 관련 프로그램은 삭감 위험이 낮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향후 관전 포인트
팔란티어는 오는 월요일(미국 시간 기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웨드부시는 “AI 수요에 힘입은 강력한 매출·영업이익을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정부 부문’ 매출 성장이 전체 실적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또한 계약이 ‘구속력 없는 최대금액 한도 계약’이기에, 실제 매출 인식 규모는 연차별 주문량과 예산 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볼륨 기반 할인(Volume-based Discount)은 단일 고객이 일정 기간 내 대량 주문을 약속할 경우 적용되는 가격 인하 제도다. 단가가 낮아져도 공급사는 물량 확대를 통해 총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터프라이즈 계약은 기업·기관 전체가 하나의 가격표·관리 체계로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때 체결된다. 계약 건수를 줄여 행정 비용을 낮추고, 업데이트·보안 패치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시장·국방 전략적 의미
이번 사례는 미국 국방부가 상용 소프트웨어(SaaS) 업체와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대표적 모델로 평가된다. 전통적으로 자체 개발·맞춤형 시스템에 의존하던 군이 민간 혁신을 빠르게 흡수함으로써, 복잡한 프로젝트 리스크와 개발 기간을 줄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거버넌스, 클라우드 기반 분석, 예지 유지보수(Predictive Maintenance) 등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의 효과가 전군(全軍) 단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아울러 민간 투자자 입장에서는 방위산업 디지털화라는 장기 트렌드가 선명해졌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 클라우드 등도 국방부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 중이어서, 클라우드·AI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결론
팔란티어와 미 육군의 10년·100억 달러 통합 계약은 국방 기술 패러다임이 ‘데이터 우선’으로 전환됐음을 상징한다. 동시에 엔터프라이즈 계약 형태를 통해 공공 부문 소프트웨어 조달 방식이 크게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실제 발주 규모와 AI 기술 고도화 속도가 주가·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