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4.1%…식료품·연료·의약품 가격이 견인

파키스탄 통계청(PBS)은 1일(현지시간) 7월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6월 기록한 3.2%에서 0.9%p 오른 수치로, 식료품·연료·의약품 가격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7월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은 2.9%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0.2% 수준에서 크게 뛴 수치로, 단기 물가 압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가솔린·디젤 등 연료 가격도 국제 유가 반등과 세금 인상 효과가 맞물리며 급등했다. 의약품·보건 관련 비용 역시 공급망 차질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통화당국의 대응

파키스탄 중앙은행(SBP)은 7월 말 열린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1%로 동결했다. MPC는 성명에서 “

실질 정책금리가 충분히 플러스 영역을 유지해야 5~7%의 중기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고 밝혔다.

SBP는 특히 에너지 요금, 그중에서도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예상보다 컸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몇 달간 물가 전개가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구조조정 압박

파키스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70억 달러 구제금융 프로그램 이행을 위해 긴축적인 2025회계연도 예산안을 6월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예산안은 재정적자 축소를 목표로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소득세·판매세·관세 확대를 포함하고 있다.

재정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내수 활력을 제약할 수 있지만, 통화·재정 정책 공조를 통해 중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고 국가신용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용어·배경 설명

CPI(소비자물가 지수)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묶음의 가격 변동을 지수화한 것으로, 대표적 생활물가 지표다. 전년 동월 대비 변화를 전년비(yoy), 전월 대비 변화를 전월비(mom)라고 부른다.

실질 정책금리는 명목 기준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 이 값이 플러스(+)면 통화정책이 긴축적임을, 마이너스(-)면 완화적임을 의미한다. SBP는 실질 금리를 양(+)의 영역에 유지해 비관측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려 하고 있다.


시장·전문가 시각

카라치 소재 아리아나 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사미 울 하사는 “

식료품·에너지 가격이 국제시장 변동성에 크게 노출된 상황에서, 향후 몇 달 CPI가 5% 중반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IMF 프로그램에 따른 재정 긴축이 경기·물가를 동시에 식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금융업계는 단기 국채(3개월물)파키스탄 인베스트먼트 본드(PIB) 등 고정금리 자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실질 금리 플러스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선호가 반영된 결과다.


향후 변수

첫째, 국제 유가가 80달러대 중반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경우 파키스탄 국내 연료 소매가 인상 요인이 상존한다. 둘째, 10월로 예정된 도시가스 추가 요금조정 여부가 겨울철 난방 수요와 맞물리면 CPI 상방 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셋째, 루피화 환율: 최근 달러당 290루피 내외로 다소 안정됐으나, 외화 유동성 불안이 재차 부각될 경우 수입물가가 상승해 수입 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


종합 전망

전문가들은 2025년 연간 평균 CPI를 5.3~5.7%로 예상한다. 정부·IMF 목표 범위(5~7%)에 부합하나, 상·하방 리스크가 공존한다. SBP가 금리 동결 기조를 언제까지 유지할지는 9월, 11월 모니터링 지표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파키스탄의 7월 물가 지표는 긴축적 재정·통화정책 속에서도 구조적·외생적 요인이 여전히 강한 물가 위험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경제 개혁의 단기 고통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 확대공급망 안정화 전략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향후 정책 신뢰도 또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