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제가 2025년 2분기에 다시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가 7월 25일부터 8월 1일까지 26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동남아 최대 경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80% 성장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1분기 기록한 4.87%보다 낮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통계청은 이번 수치를 8월 5일(화)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발표 결과가 투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기(1~3월) 대비로는 0.98% 수축에서 3.70% 성장으로 반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전기 대비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 둔화를 더 심각한 징후로 해석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가 약화되고, 산업 활동이 둔화되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 실질 소매판매(Retail Sales) 지표도 2분기 내내 부진해 가계는 실질임금 정체로 지출을 꺼리고 있다.” — 지민 방 무디스 애널리틱스 부연구위원
실제로 소매판매지수는 4월 –0.3% 감소한 뒤 5월 1.9%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는 6월에 현금 지급 및 교통 보조금 등이 포함된 24조 루피아(약 15억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발표했다.
수출은 같은 달 11.29% 증가하며 2분기 내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미국의 32% 관세 부과안이 19%로 완화되기 전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선적 물량을 늘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방 연구위원은 “직접적으로는 미국이 인도네시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지만, 간접적으로는 미국 관세가 다른 교역 상대국에도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향후 성장률을 짓누를 위험을 경고했다.
통화정책 완화 기조
국내 수요 둔화와 세계 교역 부진에 대응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페리 와르지요 총재는 추가 완화 여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7월 실시한 별도 설문에서는 2025년 인도네시아 성장률이 평균 4.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중앙은행이 제시한 4.6%~5.4% 범위의 하단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5년 임기 동안 약속한 연간 8% 성장 목표와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
용어·배경 설명
GDP(국내총생산)는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새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합을 화폐 가치로 환산한 지표다. ‘전기 대비(q/q)’ 성장률은 직전 분기와 비교한 변동률을, ‘전년 동기 대비(y/y)’ 성장률은 전년도 같은 분기와 비교한 변동률을 의미한다.
Retail Sales Index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월간 발표하는 소매유통 판매 동향지수로, 가계 소비 흐름을 판단하는 주요 선행지표다.
전망과 시사점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매 판매, 청년 실업, 임금 정체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인도네시아 경제가 5%대 성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수출 주도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의 재정 투입 확대와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맞물려 내수와 투자 심리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경우, 하반기에는 성장률 반등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