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인상·애플·아마존 실적·고용보고서 앞둔 뉴욕증시 ‘긴장 모드’

뉴욕증시가 다시 한번 거대한 변수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갔다. 8월 첫째 주 마지막 거래일을 앞두고 미국 선물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효, 빅테크 실적 발표, 그리고 7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on-Farm Payrolls·NFP) 지표가 한꺼번에 시장을 시험하고 있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3시32분(미 동부시간) 기준 전장 대비 319포인트(0.7%) 내렸고, S&P500 선물은 41포인트(0.6%) 하락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100 선물 역시 158포인트(0.7%) 밀려 ‘빅테크 랠리’로 누적된 매수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전날 뉴욕증시는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관세 우려에 상승폭을 반납했다. 메타 주가는 11% 넘게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가총액 4조 달러 고지를 넘어서며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 ‘4조 달러 클럽’에 등극했다. 하지만 시장은 8월 7일 0시 1분부터 발효될 관세 변수에 더 집중했다.


트럼프, 50%까지 ‘보복 관세’ 단행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서명해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를 선언했다. 유럽연합(EU)·일본·한국 등 주요 선진국에는 15% 관세를,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에는 10%를 부과한다. 브라질에는 50% 관세라는 초강수를 뒀으며, 캐나다산 물품 중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부합하지 않는 품목에는 35% 관세가 매겨진다. 멕시코는 90일 추가 유예를 얻어 워싱턴과의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세계 무역 질서는 미국에 불공정하다”는 트럼프의 슬로건이 다시 한번 이행 국면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공급망 충격과 인플레이션 급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지고 있다.


아마존, 매출·순익 ‘컨센서스 상회’…클라우드 마진은 실망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ZN)은 2분기 주당순이익(EPS) 1.68달러, 매출 1,677억 달러를 기록해 각각 시장 전망치(1.32달러·1,62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6% 이상 빠졌다. 핵심 성장동력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영업이익률이 32.9%에 그쳐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AWS 매출은 17.5% 증가한 309억 달러로 집계됐다. 성장률 자체는 ‘컨센서스 +0.5%p’였지만,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및 구글 클라우드와의 점유율 경쟁 심화를 우려한다. 프리 캐시플로(Free Cash Flow)는 대규모 설비 투자로 사실상 ‘제로(0)’를 기록해 82억 달러를 예상했던 월가 추정을 빗나갔다.


애플, 아이폰·서비스 선전…AI 동력은 미지수

애플(AAPL)은 회계연도 3분기(4~6월) EPS 1.57달러, 매출 940억4,000만 달러로 월가 기대치(1.43달러·895억3,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아이폰 매출은 445억8,000만 달러로 13% 증가하며 ‘매출 절반’을 견인했다. 중국 매출도 15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관세 변수는 여전히 ‘미지수’다. 비탈 날리지(Vital Knowledge)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관세가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 법원이 곧 구글이 애플 기기에 검색 독점권을 위해 지불하는 막대한 수수료를 계속 지급할 수 있을지 판결할 예정이라며, 결과에 따라 애플의 서비스 부문 영업이익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7월 NFP, 10만6천 명 증가 전망…연준 딜레마 심화

미 노동부는 1일(현지시간) 7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시장 컨센서스는 10만6,000명 증가,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소폭 상승을 점친다. 이번 주 발표된 구인·이직보고서(JOLTS)와 민간고용보고서(ADP)는 채용 둔화·이직 감소 흐름을 보여 노동시장 식어가는 조짐을 뒷받침했다.

고용 둔화는 연준(Fed)의 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2% 장기 목표를 웃도는 물가와 관세발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연준을 옭아맸다. 연준은 지난 7월 30~31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9월 회의 대응은 ‘데이터 종속적’이라는 입장이나, 트럼프의 정치적 압박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선물지수(Futures)는 장 시작 전 거래되는 파생상품 가격으로, 현물 지수의 향후 움직임을 가늠하는 지표다. Magnificent Seven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엔비디아·알파벳·메타·테슬라 등 7대 빅테크 기업을 일컫는 월가의 신조어다.

또한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는 미국 경제 활력의 핵심 선행지표로, 월 단위 신규 고용 변화를 파악해 소비여력과 임금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기자의 시각

연초부터 이어진 ‘AI·빅테크 불패’ 서사는 관세·고용·금리라는 3대 변수를 만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 관세로 공급망 비용이 상승하면 마진 압박이 가중되고, 고용 위축은 소비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빨라지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시장은 ‘성장 스토리’와 ‘거시 변수’의 줄다리기에서 균형점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