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7월 주택가격 완만한 상승…구매 여력 개선 신호

영국 주택시장이 7월 들어 소폭 반등하며 가격과 구매 여력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모기지 대출기관인 네이션와이드 빌딩 소사이어티(Nationwide Building Society)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월간 지표에서 7월 주택가격이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를 웃도는 수치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평균 주택가격은 27만2,664파운드(약 36만80달러)로 집계됐다. 6월에 0.9% 하락했던 흐름을 뒤집으면서 연간 기준 상승률도 2.1%에서 2.4%로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설문에서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연간 전망치(2.1%)를 소폭 상회한 결과다.

네이션와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가드너(Robert Gardner)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악화된 주택구매 여력이 최근 임금 강세와 완만한 가격 상승, 그리고 모기지 금리 하락 덕분에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세금 인센티브 종료 이후의 시장 안정

네이션와이드에 따르면 작년 12월 연간 가격 상승률이 4.7%까지 치솟은 뒤, 2025년 4월 저가 주택에 대한 인지세 감면(Stamp Duty Land Tax exemption)이 종료되자 거래량이 둔화하며 상승세가 완만해졌다. 인지세는 부동산 매입 시 납부하는 취득세 성격의 세금으로, 일정 금액 이하 거래에는 세율이 낮거나 면제된다. 해당 감면이 사라지면서 급매물이 줄었고 가격 상승 속도도 한층 안정됐다는 분석이다.

임금 상승률과 구매 여력의 관계

주택가격이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나 평균 임금상승률보다 느리게 오르면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도 2022년 기록적 고점(6.9배)에서 현재 약 5.75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가계가 체감하는 부담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국은행(BoE)은 8월 7일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4.0%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의 두 배 수준에 근접해 있어, 연내 추가 완화 폭은 불확실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 모기지 금리와 대출 규제 변화

네이션와이드 자료에 따르면 25% 자체 자금을 보유한 차주가 체결할 수 있는 5년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2023년 말 고점(약 5.7%)에서 최근 4.3%까지 내려왔다. *5년 고정금리 모기지란?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초 5년 동안 고정된 금리가 적용되는 대출 상품을 말한다.

지난달 BoE는 총부채상환비율(LTI) 규제를 완화해 고소득 차주소득의 4.5배를 초과하는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주택시장 내 수요 쿠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환율 및 부동산 투자 참고

현재 파운드/달러 환율은 1파운드당 1.32달러 선(기사 작성 시점 환율 1달러=0.7572파운드 기준)에서 등락 중이다. 해외 투자자가 영국 주택시장에 진입할 때에는 환위험과 세제 변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 전문가 해석

시장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 속도가 유지되고 BoE가 신중한 속도로 금리를 내릴 경우, 2025년 하반기 영국 주택가격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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