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하겐다즈(Häagen-Dazs) 아이스크림 제조사로 알려진 프로네리(Froneri)에 약 1,500억 유로(약 218조 원)의 기업가치를 매긴 신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이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프랑스 사모펀드 PAI Partners가 설정 중인 ‘컨티뉴에이션(vehicle) 펀드’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부문이 주도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프로네리는 2016년 설립된 PAI Partners와 스위스 식품 대기업 네슬레(Nestlé)의 합작법인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PAI Partners는 보유 지분을 유지하면서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네슬레 역시 50%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전망이다. 계약 서명 시점은 9월로 예상되며, 부채를 포함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
■ 컨티뉴에이션(vehicle) 펀드란?
사모펀드가 운용 기간(통상 10년)을 넘기기 전에 포트폴리오 회사를 매각하지 않고도, 별도의 ‘연장 펀드’를 만들어 기존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면서 지분을 더 오래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
다. PAI Partners는 이미 2019년에도 프로네리 지분 일부를 이러한 펀드로 이전한 전례가 있다.
프로네리는 유럽·미주·아시아 24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세계 아이스크림 시장 2위 자리를 차지한다. 대표 브랜드로는 미국 내 하겐다즈 외에도 오레오(Oreo)·캐드버리(Cadbury) 아이스크림이 있으며, 1위는 유니레버의 ‘매그넘(Magnum)’ 사업 부문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부문이 리드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사모 및 소매 펀드 자금을 동원해 안정적인 소비재 자산에 장기 투자하려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컨티뉴에이션 펀드 구조상, 골드만삭스는 잠재적 엑시트(지분 매각)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안정적 현금흐름에 기반한 중·장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PAI Partners 입장에서는 △팬데믹 이후 급격히 회복된 오프라인 아이스크림 수요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 △글로벌 유통망 확대 등을 토대로 프로네리의 향후 기업가치(Valuation)를 한층 끌어올릴 여지를 확보하게 된다. 또, 기존 투자자에게 부분적인 유동성을 제공함으로써 차기 펀드레이징에도 긍정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번 거래 규모는 부채 포함 150억 유로 수준으로, 유럽 소비재 부문 최대급 프라이빗딜이 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1“하겐다즈·오레오·캐드버리 등 글로벌 브랜드를 동시에 보유한 프로네리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견조한 매출을 유지한다”고 평가한다.
■ 시장·전문가 분석
① 미·중·유럽 고금리 환경에서도 소비재 M&A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브랜드 충성도와 현금창출력을 중시하는 자본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
② 네슬레는 50% 지분을 고수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이는 곧 네슬레 주주가치 방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③ 골드만삭스는 인프라·사모·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 아래,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식음료 자산 편입을 가속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시장은 계절성·원자재 가격 변동 등 단기 변수에 취약하지만,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경우 가격 전가력이 높아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마진 방어가 가능하다. 이는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9월로 예상되는 최종 계약 체결 여부 ▲추가 공동 투자자 합류 가능성 ▲프로네리의 신흥시장 진출 전략 등이다. 특히, 중국·동남아 시장에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네슬레와의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딜은 사모펀드 업계가 전통적 엑시트(IPO·3자 매각) 대신 컨티뉴에이션 펀드라는 ‘시간을 사는 선택’을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프리미엄 소비재 섹터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