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설탕 선물 가격, 브라질發 공급 신호에 약세
10월 인도분 뉴욕 ICE 원당(원료당) 선물(#11) 가격은 30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0.84% 하락한 파운드당 16.46센트에, 10월 런던 ICE 백설탕(#5) 선물 가격은 -1.12% 떨어진 톤당 468.00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브라질 농축산부(MAPA) 발표에 따르면, 최근 15일간 브라질 설탕 생산량은 338만 t(메트릭톤)에 달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확대되며 시세 압력을 키웠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이 5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중 83달러 선을 테스트한 점은 낙폭을 제한했다.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 사탕수수※1를 에탄올로 전환해 압착(crushing)하는 비중이 늘어 설탕 공급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4년 최저가가 부른 저가매수…중국·미국 수요 회복 신호
한편,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일부 소비국의 수입 수요가 살아나는 조짐도 나타났다. 중국의 6월 설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435% 급증한 42만 t를 기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내 코카콜라(Coca-Cola)에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업계를 놀라게 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 조치로 미 국내 설탕 소비가 현행 1,100만 t에서 1,150만 t로 4.4%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브라질·인도·태국 공급 사이클…가격 하방 리스크 확대
“가뭄 이후 회복된 브라질 중남부(Center-South) 지역은 이번 달 전반기에만 사탕수수의 54%를 설탕 생산에 투입했다” — 코브리그(Covrig)
시장조사기관 데이타그로(Datagro) 역시 “건조한 날씨가 수확·분쇄를 앞당겨 설탕 전용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로 인해 3.2만 톤 이상의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어 블룸버그는 지난주 “인도 정부가 오는 10월 시작되는 2025/26 시즌부터 설탕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인도 기상청(IMD)에 따르면 7월 27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은 440.1mm(정상 대비 +8%)로, 풍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500만 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4/25년 생산량은 전년 대비 -17.5% 급감한 2,620만 t로 추정돼, 공급 회복이 가격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세계 3위 생산국인 태국도 2024/25년 설탕 생산이 1,000만 t(+14% y/y)로 늘어난 상황이다.
■ 국제기구·기관 전망…8년 만의 최대 잉여 가능성
글로벌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2025/26 시즌 세계 설탕 시장이 750만 t 흑자(잉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미국 농무부(USDA)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은 1억8,931만 8,000 t(+4.7% y/y)으로 사상 최대, 소비는 1억7,792만 1,000 t(+1.4% y/y)로 예측됐다. 세계 최종 재고는 4,118만 8,000 t(+7.5% y/y)로 늘어날 전망이다.
USDA 산하 해외농업서비스(FAS)는 주요 3개국 전망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 브라질 4,470만 t(+2.3% y/y)
• 인도 3,530만 t(+25% y/y)
• 태국 1,030만 t(+2% y/y)
■ 단기 변동성과 투자 포인트
가격이 4년 만의 저점 부근에 머무르는 가운데, 숏 커버링과 기상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엘니뇨·라니냐 같은 글로벌 기후 패턴은 사탕수수 수확의 예상치를 단숨에 바꿔놓는 요인으로, 투자자들은 기상 리스크 프리미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또한 설탕 선물은 브렌트·WTI 원유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편이므로, 에너지시장의 흐름도 동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원유가 추가 상승할 경우, 사탕수수가 에탄올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져 설탕 현물 가격에는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1 사탕수수 전환 비율(Crush Ratio) 이란?
사탕수수는 분쇄 후 사탕수수 주스를 정제해 설탕이나 에탄올로 만들 수 있다. 브라질과 같은 주요 생산국의 경우, 공장들은 시장 가격과 정부 정책을 고려해 설탕·에탄올 생산 비중을 수시로 조정한다. 이를 Crush Ratio 또는 전환 비율이라 부르며, 글로벌 설탕 공급의 변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자료 출처: 브라질 농축산부(MAPA), 데이타그로, 코브리그, 블룸버그, 인도 IMD, NFCSF, USDA, ISO, UNICA, 차르니코우(Czarnik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