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Contract Research & Manufacturing) 서비스 기업인 우시 앱텍(WuXi AppTec, 603259.SS)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섰다. 회사는 홍콩 증시에서 약 77억 홍콩달러(미화 약 9억8,100만 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새로운 H주(홍콩 상장 중국 본토 기업 주식) 발행 계획을 31일 공식 발표했다.
2025년 7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는 글로벌 생산 능력 확대와 해외 시장 개척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으로 해석된다. 우시 앱텍은 세계 각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파트너사로서 입지를 강화해 왔으며, 이번 증자를 통해 글로벌 설비 증설 및 사업 거점 다변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발행 규모는 신규 H주 7,380만 주로 확정됐으며, 주당 104.27홍콩달러에 배정된다. 이는 7월 30일 홍콩 증시에서 기록된 종가 대비 약 6.9% 할인율이다. 할인 발행은 대규모 수요를 유도해 배정을 원활히 완료하기 위한 통상적 관행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데 유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주식은 확대된 발행주식 총수 대비 약 2.51%를 차지하며, 최소 6곳 이상의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투자자 성격이나 국적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장기 투자 성향의 자금을 끌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는 조달 자금의 90%를 해외 사업 확장과 생산 능력(Capacity) 구축에 투입하고, 잔여 10%는 일반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우시 앱텍은 밝혔다.
회사는 이어 “세계 각지의 고객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제약 생태계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H주(H‐shares)란 중국 본토 기업이 법인을 홍콩에 세워 발행하는 주식으로, 홍콩거래소(HKEX)에서 거래된다. 본토 상장 A주와 달리 외국인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어 유동성이 높다. 우시 앱텍 역시 상하이증권거래소(A주)와 홍콩거래소(H주)에 동시 상장된 이중상장(Dual Listing) 구조다.
전문가 해설 및 산업적 함의
계약 개발·제조(Contract Development & Manufacturing Organization, CDMO)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비용 효율성 추구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 수요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시 앱텍은 중국 내 거점뿐 아니라 유럽·미국·싱가포르 등지에 생산·연구 시설을 구축하며 시장을 넓혀 왔으며, 이번 자금 조달은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특히, 약 7.65억 홍콩달러가 아닌 7.65억 홍콩달러 이상의 실질 순수입(약 76억5,000만 홍콩달러)이 해외 설비 증설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시설 투자 속도가 크게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 기업이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시장 관전 포인트로는 첫째, 대규모 설비 확충이 생산단가 절감으로 이어질지 여부, 둘째, 해외 규제기관(FDA·EMA 등)의 인증 확보 속도, 셋째, 미국·유럽 빅파마와의 장기 계약 체결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 변동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제시된다.
또한, 6.9% 할인율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자본 확충 후 재무 안전성이 개선되고 수주 파이프라인이 확대될 경우 장기 투자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제약 업계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시 앱텍의 인프라 확장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결론
우시 앱텍의 이번 홍콩 H주 발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CDMO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순조로운 배정이 이뤄질 경우, 회사는 해외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연구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 서비스 공급망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