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매파 발언에 뉴욕 증시 혼조 마감

뉴욕 3대 지수, 국채 금리 상승 속 혼조… S&P500 -0.12%

미국 뉴욕 증시는 30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의 매파적(hawkish) 발언과 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2%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8% 떨어지며 1주일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나스닥100 지수는 0.16% 상승해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9% 밀렸고,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19% 올랐다. 장 초반엔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보여주는 지표들 덕분에 매수세가 우세했지만,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하며,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어 현재의 완만하게 제약적인(moderately restrictive)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고 밝히자 매물이 출회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T-note) 금리는 5bp 오른 4.37%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은 주식 가치평가에 부담을 주며 매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T-note 가격은 하루 만에 11.5틱 하락해 3주 반 만의 저점으로 밀렸다.


경제 지표: 노동 시장·GDP ‘견조’, 주택 지표는 부진

민간 고용을 집계하는 7월 ADP 고용보고서는 전월 대비 10만4천 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7만6천 명)를 웃돌았다. 이는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앞서 6월 수치는 –3만3천 명에서 –2만3천 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기 대비 연율 3.0% 성장해 시장 전망치(2.6%)를 상회했다. 물가 지표인 근원 PCE 물가는 2.5%로 예상(2.3%)보다 높았다. 반면 6월 미결 주택매매는 –0.8%로 예상치(+0.2%)를 빗나갔고,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주간 모기지 신청 건수는 3.8% 감소했다.

용어 해설 — E-미니 S&P·나스닥 선물은 CM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로, 지수 방향에 대한 선행 신호로 활용된다. T-note(티노트)는 만기 10년의 미국 재무부 발행 국채를 말하며,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뜻한다.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FOMC 결론: 금리 동결, 이례적 ‘2인 반대’… 파월 “관세가 인플레 자극”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만장일치가 아닌 9대 2로 기준금리를 연 4.25~4.50%에서 동결했다. 보우먼·월러 이사 두 명은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 이사회에서 두 명이 동시에 반대한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 성장세가 상반기 들어 완화됐다”고 진단, 이전의 “견고한(solid) 성장” 표현을 수정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로 인한 소비자물가 압력이 감지된다”며 당분간 완만한 긴축 유지를 강조했다.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47%, 10월 회의에서 36%로 각각 가격에 반영 중이다. 이는 파월 발언 전보다 낮아진 수치다.


무역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 인도에 25% 관세 예고

무역 변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인도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에 대한 추가 제재도 시사했다. 그는 앞서 150여 개국에 15~50%의 단일 관세를 통보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최근 발언은 최저 관세 수준이 15%에서 15~50%로 올라갈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적 시즌: ‘매그니피센트 7’ 주목

이번 주는 S&P500 구성 종목의 38%가 실적을 발표하는 최대 분기다. 31일 장 마감 뒤 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가, 1일에는 애플아마존닷컴이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분기 S&P500 이익 증가율이 4.5%로, 시즌 개막 전 예상치(2.8%)를 웃돌 것이라 전망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82%가 이익 예상치를 넘어섰다.


개별 종목: 상승·하락 엇갈려… 제너랙 +19%, 체크포인트 –14%

개별 종목별로는 제너랙 홀딩스가 매출(10억6,000만 달러) 및 연간 조정 EBITDA 마진 상향(18~19%) 발표로 19% 급등, S&P5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엔테그리스는 실적 부진으로 각각 14% 이상 급락했다.

나스닥100에서는 마벨 테크놀로지가 모건스탠리 목표가 상향(73→80달러) 소식에 7% 강세를 보였고, 올드 도미니언 프레이트 라인은 EPS 미스(-9%)로 낙폭이 컸다.


국채·해외 시장 동향

유럽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706%로 0.3bp 내렸고, 영국 10년 길트 금리는 4.603%로 3bp 하락했다. 유로존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1% 성장했고, 7월 경제심리지수는 95.8로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ECB의 조기 인하 기대를 14% 수준으로 제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0.17% 올라 9.5개월 만의 고점을 경신했으나, 일본 닛케이225는 0.05% 하락했다.


향후 일정과 전망

31일 이후 예정된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1일 발표될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는 22만3천 건, 2분기 고용비용지수는 0.8% 상승이 예상된다. 같은 날 6월 개인소비지출(PCE)·개인소득·시카고 PMI가, 2일에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10만9천 명 증가 예상)과 ISM 제조업지수(49.5 예상)가 발표된다. 시장은 동시에 미시간대 소비심리를 주시하고 있다.

무역 협상 시한인 8월 1일 전까지 추가 관세 부과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관세가 실제 시행되면 연준 통화정책 경로뿐 아니라 기업 실적과 밸류체이션 전반에 걸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관세 이슈가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주식 약세, 국채 금리 상승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자 해설: 변동성 확대 국면… 보수적 접근 필요

장기 금리 상승과 관세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은 ‘상승 추세 속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긍정적인 실적 모멘텀에도 불구, 파월 의장의 매파적 스탠스는 ‘조기 인하 베팅’을 약화시키며 주가의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성장주가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노동시장과 소비지출 지표가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어,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 역시 유효하다. 결국 향후 1~2개월간 발표될 물가·임금·무역 지표가 통화정책과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