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주가 6% 급락…미국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 경고

【프랑크푸르트·런던】 독일 스포츠웨어 2위 업체 아디다스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 부담이 2분기 성과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며,미국 내 제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내놨다.

2025년 7월 3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미국 관세로만 두 자릿수(유로 기준) 백만 유로 규모의 손실을 2분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 관세 관련 추가 비용이 최대 2억 유로(약 2억 3,1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비욘 굴덴(Bjørn Gulden)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설명회에서 “가격 인상은 어디까지나 미국 시장에 한정될 것”이라며, “최종 관세율이 8월 1일 확정되는 대로 가격 책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모델보다는 신제품에 가격 인상이 집중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가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런던 현지시각 오전 9시 50분(미 동부시간 4시 50분) 기준, 아디다스 주가는 장 초반 한때 9%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회복해 6%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굴덴 CEO는 “우리는 가격 주도자(price leader)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살펴가며 점진적으로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까지 실제 가격 인상은 시행하지 않았으며, 대신 글로벌 공급망 소싱 비중을 조정해 관세 충격을 일부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관세, 특히 그 불확실성은 지금 상황을 아주 어렵게 만든다. 장기적으로 사업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 비욘 굴덴 CEO

아디다스는 관세가 소비자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경우 미국 내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경고했다. 회사는 “모든 관세가 대규모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면, 소비자 구매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이던스(연간 전망) 유지에도 불구하고, 아디다스는 결과적으로 “미국 관세 및 거시경제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고조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통화 중립 기준 연간 매출 고한자릿수(high-single-digit) 성장영업이익 17억~18억 유로 달성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음을 덧붙였다.

2분기 실적 세부내역을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59억 5,000만 유로를 기록했다(환율 역풍 3억 유로 감안).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 62억 3,000만 유로를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5억 4,600만 유로58% 급증했지만, 시장 예상치 5억 1,800만 유로를 소폭 상회하는 데 그쳤다.

※용어 해설
• 관세(Tariff)란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 혹은 무역흑자·적자 조정 등을 위해 사용된다. 관세가 높아지면 수입업체는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되며, 이는 종종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 통화 중립 매출(Currency-neutral sales)은 환율 변동을 제거해 사업 본연의 성장률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
• 영업이익(Operating profit)은 매출에서 매출원가·판매관리비 등을 뺀 본업의 성과를 뜻한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관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아디다스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① 공급망 다변화 ②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③ 점진적 가격 인상 정도로 요약된다. 특히 신제품 중심 인상은 가격탄력성이 낮은 충성고객을 겨냥해 수익성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 소비심리가 관세 인상 → 물가 상승 → 실질소득 감소의 경로로 타격을 받을 경우, 고급 스포츠웨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디다스가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한 것은 공격적 마케팅·제품 론칭 효과와 함께 글로벌 축구 이벤트(2026년 월드컵 등)에 대한 선제적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지만, 관세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향후 추가 하향 리스크도 존재한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아디다스는 제3국 우회수입 혹은 멕시코 등 USMCA 자유무역협정국 생산 확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단기간 내 생산지를 이전하면 CAPEX(설비투자)가 급증하고 품질 관리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단계적 전환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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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아디다스는 이번 분기 실적에서 의외의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미국 관세라는 불확실성을 재차 부각시켰다. 시장은 주가 하락으로 즉각 반응했으며, 향후 소비 수요·환율·관세 정책 변화가 주가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