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원자재 시장 동향]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 약세를 발판 삼아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현지시간) 달러지수(DXY)는 전장 대비 0.22% 상승하며 5주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에 따르면 EU-미국 간 관세 협상이 미국 쪽에 유리하게 타결된 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0일 종료되는 이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여기에 6월 미국 재화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축소되고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는 추가 상승했다.
주요 경제 지표 및 시장 반응
• 6월 미국 재화 무역수지는 ‑860억 달러로, 시장전망치(-980억 달러)보다 적자가 줄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 6월 JOLTS 구인·이직 보고서에서는 일자리 공고가 27만5,000건 감소한 743만7,000건으로 집계돼 예상치(750만 건)를 밑돌았다. 국채금리가 떨어지며 달러 상승폭을 제한했다.
• 7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97.2로 전월 대비 2.0포인트 상승, 예상치 96.0을 상회했다.
• 5월 S&P 코어로직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79% 올라 1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ECB 정책 전망
연방기금선물시장은 이번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2%로,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65%로 각각 반영했다. 한편 유로존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11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이 14%로 가격에 반영됐다. ECB가 발표한 6월 인플레이션 기대치(1년 2.6%, 3년 2.4%) 둔화가 그 배경이다.
주요 통화별 동향
EUR/USD 환율은 0.28% 하락해 5주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번 EU-미국 합의로 대부분의 EU산 제품에 15% 관세가 부과되면서 유로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것이 배경이다.
USD/JPY는 0.11% 내렸다. 미 국채금리 하락으로 엔화가 쇼트커버링을 보이며 1주 저점에서 반등한 데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상원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총리직 유지 의사를 밝힌 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여 엔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금·은 가격 움직임
8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14달러(0.42%) 오른 3,350달러에, 9월물 은 선물은 0.065달러(0.17%) 상승한 39.45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미 국채수익률 하락과 주가 반락이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으며, 우크라이나·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도 귀금속 가격을 떠받쳤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이 2년 만에, 은 ETF 보유량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상승 요인이다.
다만 달러지수 강세는 귀금속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최근 미국-중국 간 무역휴전에 대한 90일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위험 회피 수요가 일정 부분 완화된 것도 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 해설: “달러 캐리와 안전자산 수요 간 줄다리기”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관세 합의 덕분에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구인·이직 감소 같은 노동시장 둔화 신호가 확대될 경우 연준의 완화적 기조가 강화돼 달러 랠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연방기금선물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실현될 경우, 금과 엔 등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재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어 풀이
• 달러지수(DXY)란 미국 달러 가치를 6개 주요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대비 종합적으로 산출한 지수다.
• 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는 미국 노동부가 매월 발표하는 구인·이직 동향 보고서로, 노동시장 수급을 측정하는 주요 선행지표다.
•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연 8차례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자산매입 규모 등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