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RTT뉴스] 미국 노동부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에 따르면, 2025년 6월 미국 내 전체 구인(Job Openings) 규모는 743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5월 수정치 771만2,000건에서 감소한 수치지만, 시장 전망치 740만0,000건보다는 다소 많았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이 인용한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고용시장의 완만한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의 채용 수요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지표 변동1JOLTS는 매월 말 기준 데이터를 다음 달 말 발표한다에 따르면, 6월 중 채용(Hires) 건수는 520만4,000건으로 전월 546만5,000건 대비 감소했다. 총 이직·해고 등 분리(Separations) 건수 역시 521만3,000건에서 506만0,000건으로 줄었다. 세부적으로는 자발적 이직(Quits)이 327만0,000건에서 314만2,000건으로 감소했고, 비자발적 이직(해고·정리해고·Layoffs)은 161만1,000건에서 160만4,000건으로 소폭 줄었다.
왜 중요한가? JOLTS 통계는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노동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 중 하나다.
특히 구인 대 실업자 비율은 실업자 1인당 열려 있는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Fed 의사결정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6월 구인 건수가 예상만큼 줄지 않았다는 것은 Fed 입장에서 긴축을 조기에 완화하기 어려운 추가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 해설 미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존 실버스톤 교수는 “톱라인 숫자만 보면 고용시장이 식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구인·해고·이직 등 세부 항목의 낙폭이 크지 않다는 점은 노동수요의 구조적 경직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자발적 이직률이 대체로 경기 선행지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수치가 급격히 줄지 않은 것은 소비 여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브루킹스 연구소의 앨리스 거핀 선임연구원은 “채용 및 separations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는 것은 기업이 신규 인력 확보에 점차 신중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3~6개월 내 실업률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용어 해설: JOLTS와 그 구성 항목
① Job Openings(구인) – 기업이 즉시 채용할 의사가 있는 미충원 일자리 수를 말한다.
② Hires(채용) – 보고 기간 중 새로 고용된 근로자 수다.
③ Separations(분리) – 고용관계가 종료된 근로자 수를 의미하며, 자발적 이직(Quits)·비자발적 이직(Layoffs)·기타 분리를 포함한다.
④ Quits – 근로자가 스스로 퇴사한 경우로, 노동시장 자신감을 나타내는 지표로 간주된다.
⑤ Layoffs & Discharges – 경기 변동, 구조조정 등 이유로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계약을 종료한 사례를 집계한 것이다.
데이터가 시사하는 정책·시장 영향
이번 발표 직후 미국 채권시장은 장기물 금리가 소폭 상승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4.31% 선을 회복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노동시장 냉각 속도가 Fed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으며, 이에 따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인덱스는 발표 직후 0.2% 상승했다. 씨티은행 외환전략팀은 “채용·이직 수치가 급락하지 않음으로써 미연방준비제도의 타이트한 통화정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달러 강세를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주목해야 할 일정
미 노동부는 8월 초 7월 고용보고서(비농업부문 고용·실업률·임금)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JOLTS와 공식 고용통계 간 시간적 차이를 고려할 때, 이번 6월 JOLTS가 보여준 완만한 둔화 흐름이 7월 고용지표에도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자 관전평
구인·이직 자료는 흔히 고용시장의 체온계로 불린다. 높은 구인 대비 낮은 해고·이직은 기업이 사람 구하기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뜻한다. 이번 발표에서 확인된 것은, 팬데믹 이후 과열됐던 노동시장에 한층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고용시장 냉각이 Fed 통화정책 목표에 완벽히 부합하려면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것이다.
다만 세부 항목별로 자발적 이직 감소가 뚜렷해진 것은 임금 상승 압력이 낮아질 여지를 제공한다. 이는 소비자물가 안정과 직결될 수 있어 미국 중앙은행이 마주한 물가-고용 딜레마를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결국 9월 이후 FOMC 회의에서 “데이터에 근거한 접근법”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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