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serve, Chart Industries 합병 종결 후 주가 8% 급등…266 백만 달러 계약해지금 수령

Flowserve Corporation(NYSE:FLS)가 Chart Industries Inc.(NYSE:GTLS)와의 합병 계약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고 밝히면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장중 8.5% 급등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병 철회는 Chart Industries 이사회가 Baker Hughes(NASDAQ:BKR)로부터 받은 인수 제안을 ‘우월한 제안(superior proposal)’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Flowserve는 협상 재개나 상향 제안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Chart로부터 2억6,600만 달러(약 3,567억 원)에 달하는 계약해지금을 지급받게 됐다.

Scott Rowe Flowserve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재무적 모멘텀운영 효율성, 그리고 전 세계 산업 고객의 미션 크리티컬 유량 제어 솔루션 수요 확대에 힘입어 명확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차별화된 성장전략인 ‘3D 전략(Diversification·Decarbonization·Digitization)’을 통해 독립 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경과 맥락

Flowserve와 Chart Industries는 2025년 초, 액화 천연가스(LNG) 및 저탄소 솔루션 분야 시너지를 목표로 한 합병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7월 들어 에너지 서비스 대기업 Baker Hughes가 Chart Industries에 우발조건부 현금·주식 혼합 방식의 인수 제안을 전달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M&A 계약서상 ‘go-shop’(우월 제안 탐색) 조건이 발동됐고, Chart 이사회가 Baker Hughes의 제안을 더 높은 주주가치로 평가하면서 Flowserve는 경쟁 입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계약해지금(break-up fee)이란 M&A 협상에서 한 측이 거래를 철회할 경우 상대 측에 지불하는 위약금을 말한다. 이번 2억6,600만 달러 규모의 해지금은 Flowserve 2024년 순이익의 60%를 웃도는 수준으로, 회사의 현금 흐름과 주주환원 정책에 상당한 여유를 제공할 전망이다.

“재정 건전성과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경쟁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이다.” ― 텍사스 오스틴 소재 자산운용사 S. & P. Investment Partners 대표 애널리스트 코멘트


재무·전략적 파급효과

Flowserve는 이날 2025년 2분기(4~6월) 실적도 동시에 발표했다. 세부 실적 수치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으로 제한적이지만, 회사 측은 “영업현금흐름·자유현금흐름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계약해지금 유입까지 감안하면 연간 자유현금흐름(FCF)은 1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1

특히 Flowserve는 이번 현금을 ▲수익성 높은 탈탄소·수소 인프라 프로젝트 확대 ▲스마트 밸브·펌프 등 디지털 솔루션 연구개발(R&D) ▲주주환원(배당·자사주 매입) 등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합병 실패가 아니라, ‘선택적 철회’라고 보는 편이 맞다”며 “Baker Hughes라는 업계 거인과 무리하게 인수 경쟁을 벌이는 대신, 차입 부담 없이 기술 투자와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Chart Industries는 Baker Hughes와의 합병 절차를 착수하게 되며, 향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심사와 주요국 경쟁당국 승인 등 복잡한 규제 프로세스를 통과해야 한다. Baker Hughes는 LNG·탄소포집(CCUS) 등 고부가가치 장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투자자 반응 및 주가 동향

시장 참여자들은 Flowserve의 ‘독립 노선’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29일 뉴욕증시에서 Flowserve 주가는 8.5% 급등45.27달러(종가 기준)를 기록했다.*2 연초 대비 상승률은 32%로 확대됐다. 반면 Chart Industries는 Baker Hughes 인수제안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우려로 1.7% 하락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Flowserve 목표주가를 평균 52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계약해지금 유입으로 순현금 포지션이 개선되면서 배당 인상이나 추가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용어 해설

· Superior Proposal(우월한 제안): 기존 M&A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더 높은 가격이나 우수한 조건을 제시해, 이사회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인수안을 말한다.
· Break-up Fee(계약해지금): M&A 당사자 중 한쪽이 거래를 철회할 때 다른 쪽에 지불하는 위약금으로, 보통 전체 거래 규모의 2~4% 수준에서 책정된다.
· Free Cash Flow(자유현금흐름): 영업을 통해 창출된 현금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금액으로, 기업의 내재 가치 및 주주환원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전망 및 시사점

이번 합병 철회로 Flowserve는 유량 제어(Flow Control) 시장의 ‘순수 플레이어’ 지위를 유지하면서, 급증하는 글로벌 탈탄소 인프라 투자 수요를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산업 밸브·펌프 분야는 프로젝트 수명주기가 길고, 유지보수 매출 비중이 높아 현금 창출력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방어적 업종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Baker Hughes가 Chart Industries를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LNG·에너지전환 밸류체인에서 부품·모듈을 수직 계열화하게 돼 업계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조선·플랜트 기업 역시 유량 제어 솔루션 공급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약하면, Flowserve는 단기적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성장 전략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투자자들은 ‘합병 실패’보다 ‘전략적 독립’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며, 주가도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