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생활비가 가장 높은 20개 대도시에서 ‘넉넉하게’ 살기 위해서는 과연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 글로벌 금융‧소비 전문 매체 GOBankingRates가 미 인구조사국, Sperling’s Best Places, 미 노동통계국(BLS), AreaVibes, 부동산 정보업체 Zillow, 연방준비제도(Fed) 데이터를 결합해 발표한 최신 연구 결과가 그 질문에 답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은 미국 인구 상위 100대 도시다. 연구진은 각 도시의 ▲생활비 물가지수 ▲평균 임대료 ▲단독주택 중간 가격 ▲30년 고정금리 모기지(10% 다운페이먼트 가정) ▲가구당 중간소득 등을 종합해 ‘주택 보유 가구’와 ‘임차 가구’가 연간 지출하게 되는 평균 생활비를 산출했다. 특히 모기지 이자율은 연방준비제도의 최신 평균치가 적용됐다.
자료에 따르면 20곳 중 무려 12곳이 캘리포니아주에 집중돼 있다. 실리콘밸리와 로스앤젤레스 메트로폴리탄, 오렌지카운티 등 기술·관광·콘텐츠 산업이 밀집한 지역이 생활비 순위를 끌어올렸다. 나머지 8개 도시는 뉴욕, 워싱턴 D.C., 시애틀, 호놀룰루, 스코츠데일(애리조나), 알링턴(버지니아), 보스턴, 저지시티 등이 이름을 올렸다.
도시별 연간 생활비·소득 지표
※ ‘연간 생활비’는 주택 보유자 기준이며, 괄호 안은 임차 가구 생활비 / 자료: GOBankingRates, 2025.05.28
20위 저지시티(뉴저지) – 7만7,014달러(6만8,056달러) / 중간소득 9만4,813달러. 허드슨강 건너 맨해튼 접근성이 뛰어나 평균 임대료가 월 3,200달러에 달한다.
19위 워싱턴 D.C. – 8만4,210달러(5만9,246달러) / 중간소득 10만6,287달러. 연방정부‧로펌 집적 효과로 임금 수준은 높지만 월 임대료도 2,500달러에 이른다.
18위 오클랜드(캘리포니아) – 8만8,059달러(5만8,154달러) / 중간소득 9만7,369달러. 평균 단독주택 가치는 85만 달러, 월 모기지는 5,000달러 내외다.
17위 새너클라리타(캘리포니아) – 8만8,165달러(6만386달러) / 중간소득 11만9,926달러. LA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35마일 떨어진 베드타운으로, 월 모기지가 5,100달러 수준이다.
16위 보스턴(매사추세츠) – 9만680달러(6만7,761달러) / 중간소득 9만4,755달러. 월 임대료 3,300달러로 전국 4위, 주택 중간 가격은 88만2,000달러.
15위 산타아나(캘리포니아) – 9만1,249달러(6만23달러) / 중간소득 8만8,354달러. 오렌지카운티 소재, 단독주택 평균 가격은 92만5,000달러.
14위 출라비스타(캘리포니아) – 9만1,553달러(6만4,629달러) / 중간소득 10만5,173달러. 샌디에이고 바로 남쪽에 위치, 주택 보유 생활비는 샌디에이고보다 2만 달러 낮다.
13위 스코츠데일(애리조나) – 9만3,028달러(5만1,875달러) / 중간소득 10만7,372달러. 애리조나 최고가 도시, 주택 평균 가치 96만 달러, 월 모기지 6,000달러 육박.
12위 롱비치(캘리포니아) – 9만4,553달러(5만6,208달러) / 중간소득 8만3,969달러. 인구 46만 명, 단독주택 평균 가격 94만 달러.
11위 뉴욕시 – 9만5,292달러(7만9,858달러) / 중간소득 7만9,713달러. 월 평균 임대료 3,710달러로 전국 최고, 모기지 월 4,996달러.
10위 시애틀(워싱턴주) – 9만5,794달러(5만2,901달러) / 중간소득 12만1,984달러. 캘리포니아 외 지역 중 주택 보유 생활비 3위.
9위 애너하임(캘리포니아) – 9만5,926달러(5만8,949달러) / 중간소득 9만583달러. 디즈니랜드 효과로 주택 평균 가격 100만 달러에 육박.
8위 로스앤젤레스 – 10만3,740달러(6만2,692달러) / 중간소득 8만366달러. 월 임대료 2,844달러, 주택 중간 가격 110만 달러.
7위 알링턴(버지니아) – 10만8,784달러(5만9,448달러) / 중간소득 14만160달러. 중간소득·주택 가치 모두 캘리포니아 외 도시 중 최고 수준.
6위 샌디에이고 – 11만588달러(6만3,712달러) / 중간소득 10만4,321달러. 단독주택 평균 가치 100만 달러+.
5위 호놀룰루(하와이) – 12만2,758달러(6만4,066달러) / 중간소득 8만5,428달러. 주택 평균 가격 129만 달러.
4위 샌프란시스코 – 13만4,559달러(7만2,700달러) / 중간소득 14만1,446달러. 월 임대료 3,500달러로 뉴욕 다음.
3위 산호세(캘리포니아) – 14만7,192달러(6만8,714달러) / 중간소득 14만1,565달러. 월 모기지 1만 달러 육박.
2위 프리몬트(캘리포니아) – 15만2,023달러(6만4,991달러) / 중간소득 17만6,350달러. 100대 도시 중 중간소득 1위.
1위 어바인(캘리포니아) – 16만3,323달러(6만5,472달러) / 중간소득 12만9,647달러. 평균 단독주택 가격 200만 달러에 육박,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크다.
생활비 산출 방식은?
연구진은 Zillow Home Value Index(2025년 4월)와 Observed Rental Index를 활용해 평균 주택 가치와 임대료를 구했다. 이후 10% 다운페이먼트, 30년 고정금리(연준 데이터 기준)를 전제해 월 모기지를 계산했고, 여기에 BLS 소비지출조사 데이터를 곱해 ‘주택 보유자 총생활비’를 산출했다. 이 방식은 실제 대출 금리‧세금‧보험료 변동을 100%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안지만, 도시 간 비교 지표로는 공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캘리포니아 집중 현상, 왜?
전문가들은 취업 기회와 기후, 문화 콘텐츠를 이유로 꼽는다. 테크 기업이 밀집한 베이 에리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 LA, 관광 특수가 있는 오렌지카운티가 높은 임대수요를 형성하면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프로포지션 13 등 캘리포니아 만의 재산세 제도가 기존 주택 보유자에게 유리하게 작동, 신규 진입자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생활비 지표, 어떻게 활용할까
이 지표는 개인의 이주 결정, 기업의 근로자 보상 설계, 지방정부의 정책 수립에도 참고 자료로 쓰인다. 예컨대 원격근무 확산으로 ‘비싼 도시 탈출’이 이어지자 일부 기업은 지역별 급여조정(Localization Pay)을 도입했다. 또한 지역정부는 고소득 일자리 창출, 공공주택 확대, 대중교통 개선 등을 통해 생활비 부담 완화를 모색하고 있다.
용어 해설*
Zillow : 미국 최대 부동산 정보 플랫폼. 주택 매물, 시세, 지역 통계 등을 제공한다.
Sperling’s Best Places : 범주별 생활지수를 산출하는 데이터베이스. 주거, 기후, 범죄율 등 종합 순위를 제공한다.
AreaVibes : 학교 등급, 복지, 교통 등 ‘살기 좋은 도시’ 점수를 매기는 온라인 플랫폼.
Consumer Expenditure Survey(BLS) :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가계부조사. 식비, 주거비, 의료비 등 항목별 평균 지출액을 보여준다.
※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일반적 분석이며, 투자·부동산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