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용품 대기업 프로터앤드갬블(Procter & Gamble, PG)이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2025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2026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에 관세로 인한 10억 달러 규모의 부담을 반영하며 주의보를 울렸다.
2025년 7월 2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P&G는 4분기 주당순이익(EPS) 1.48달러와 매출 208억9천만 달러를 기록해 각각 월가 컨센서스(1.42달러·208억2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회사는 동시에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 성장률을 1~5%, 조정 EPS를 6.83~7.09달러로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주당 0.39달러(약 6%) 규모의 역풍이 반영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중국·유럽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 순이자 비용 증가, 법인세율 변화 등을 모두 감안한 수치다.
CEO 교체·관세 파고… 경영진 메시지
“우리는 역동적이고 변동성이 큰 환경 속에서도 2025회계연도 매출과 이익을 성장시켰고, 주주에게 막대한 현금도 환원했다.” — 존 뮬러(Jon Moeller) CEO
이번 실적 발표는 하루 전 P&G가 코오O(Chief Operating Officer)인 샤일레시 제주리카(Shailesh Jejurikar)를 2026년 1월 1일부로 신임 CEO로 승진시킨다는 인사 발표 직후 이뤄졌다. 뮬러 현 CEO는 같은 날부로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 자리를 옮긴다.
4월 실적 콘퍼런스콜 당시 뮬러 CEO는 “관세에 대응한 가격 인상이 2026회계연도에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안드레 슐텐(Andre Schulten) CFO 역시 “관세는 매년 10억~15억 달러의 성장 둔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부 실적 지표
순이익은 36억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31억4천만 달러 대비 15% 증가했다. 순매출과 유기적(Organic) 매출 모두 2% 성장했다. 여기서 유기적 매출이란 인수·매각 및 환율 효과를 제외한 본업 성장률을 뜻한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LSEG1 컨센서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026회계연도 매출 성장률 3.1%, EPS 6.99달러를 예상하고 있어 P&G 가이던스와 대체로 비슷한 중간값에 위치해 있다.
1LSEG는 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약자로, 글로벌 증권·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금융정보사다.
외부 환경과 증권가 시각
글로벌 무역 분쟁 재점화로 관세(tariff)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관세는 국가가 해외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가격 인상→수요 둔화→기업 이익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생활용품처럼 가격 탄력성이 낮은 업종에서도 인플레이션 장기화 속 소비자 저항이 거세질 가능성이 지적된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JP모건과 에버코어 ISI는 7월 들어 잇달아 P&G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유기적 매출 둔화를, 에버코어는 아마존 내 시장점유율 하락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P&G 주가는 올해 들어 약 6% 하락했지만, 여전히 배당 성향이 높고 캐시플로우가 견조하다는 점에서 방어적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생활용품 업계 전망과 전문가 의견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원가 상승이 동종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주목한다. 특히 고농축 세제(Tide), 두루마리 화장지(Charmin) 등 P&G 주력 브랜드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가격 인상 전가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중·저가 경쟁 브랜드와의 격차가 커질 경우 온라인 채널에서 시장점유율이 잠식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모건스탠리 컨슈머 애널리스트 마이크 윌슨은 “단기적으로 관세는 EPS 성장률을 깎아내리겠지만, 해외 생산기지 다각화와 AI 기반 효율화 투자가 본격화되면 2027~2028년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P&G는 베트남·멕시코·폴란드 등으로 생산 라인을 확장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이는 “친성장·친안보” 공급망 재편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투자 포인트
① 배당 수익률: 연 2%대 중후반으로, S&P500 평균(1.5%) 대비 우위.
② 현금환원: 2025회계연도에 총 190억 달러를 배당·자사주 매입으로 주주에게 환원.
③ 리스크: 관세·금리·원자재, 전자상거래 채널 경쟁 격화.
결론적으로, 이번 실적은 단기 실적 안정성과 중장기 관세 리스크를 동시에 부각시키며 방어주 ↔ 성장주 중간 지대에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