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8주 최고치 경신에 설탕 선물 ‘숏커버링’ 반등

뉴욕 ICE 원당 3월물(SBH25) 가격이 0.78% 상승한 반면, 런던 ICE 백설탕 3월물(SWH25)0.93% 올라 두 시장 모두 장 초반 약세를 딛고 보합권 이상으로 마감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1월물(CLG25)이 8주래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원당 시장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숏커버링’이 촉발됐다. 원유값 상승은 에탄올 가격을 동반 끌어올려 설탕 대비 에탄올 생산의 수익성을 높인다. 이에 따라 세계 각 설탕 제당업체들이 사탕수수를 설탕보다 에탄올로 더 많이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설탕 공급 축소 기대감을 자극해 가격을 지지했다.

원당과 백설탕 선물 가격은 최근 3개월간 공급 개선 전망 탓에 하락세를 보여 왔다. 실제로 뉴욕 ICE 원당 가격은 이날 3개월 반 만의 최저치를, 런던 ICE 백설탕 가격은 2년 9개월 만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가 반등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2024/25 시즌 세계 설탕 공급 부족 예상치를 -2.51Mt로 11월 21일 하향 조정했으며, 2023/24 시즌 잉여 예상치 역시 1.31Mt로 상향했다.


태국·인도·브라질의 공급 변수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10월 29일 2024/25 시즌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1,035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기에 가격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도 식품부 차크라바르티 초프라 장관은 12월 19일, 내수 에탄올 혼합 의무를 충족하고 잉여가 발생할 경우 설탕 수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인도 정부는 올 시즌 100만t의 잉여를 추산하지만, 2023년 10월 이후로는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브라질 통화 헤알화 약세(사상 최저치 부근)는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표시 수익을 높여 설탕 선적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가뭄·폭염·산불로 인해 최대 생산 주인 상파울루주에서 2,000건 이상의 화재가 8만ha의 사탕수수밭을 훼손했다. 정부 기관 코납(Conab)은 2024/25 시즌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을 4,600만t → 4,400만t으로 하향했고, 업계단체 유니카(UNICA)는 12월 중순까지 누적 생산량이 전년 대비 5.1% 감소한 3,971만t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수급 전망과 기관별 관점

“ISO는 2024/25년 세계 설탕 생산을 1억 7,930만t, 전년 대비 1.1% 감소로 예측한다.”

반면 미국 농무부(USDA)는 11월 21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4/25년 세계 생산 1억 8,662만t(+1.5%), 소비 1억 7,963만t(+1.2%)로 역대 최고치를 제시했다. 또한 기말 재고6.1% 줄어든 4,543만t으로 전망해 공급 타이트 상황을 시사했다.

NY Sugar Futures ChartWTI Crude Oil Chart

현물·선물 종류 설명*
NY ICE 원당 #11은 원당(Raw Sugar) 112,000파운드(약 50.8t) 단위, 런던 ICE 백설탕 #5는 정제당(White Sugar) 50t 단위로 거래된다. 선물 번호(#11·#5)는 계약 사양을 뜻하며, 투자자·기업이 실제 인수도 또는 가격 헤지에 활용한다.

WTI는 미국 텍사스 중질유의 표시이며, 에탄올은 설탕·옥수수 등을 원료로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다. 국제 유가 상승 시 에탄올 가격도 연동돼 설탕의 ‘대체 수요’가 늘고, 제당업체들은 설탕 대신 에탄올 제조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에탄올 전환(ethanol switch)’이라 부른다.


시장 영향 및 투자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원유 강세가 지속되는 한 설탕 시장에 공급 축소 프리미엄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ISO·USDA 간 전망치 괴리, 태국·인도·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의 기후·정책 변수, 환율(헤알화) 변동성 등은 가격 향방을 가늠하는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른 설탕 소비 확대, 녹색 에너지 정책에 힘입은 바이오 연료(에탄올) 수요 증대가 맞물려 구조적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선물 스프레드, 옵션 변동성, 관련 상장지수상품(ETF) 등을 통한 분산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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