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선물, WTI 상승 힘입어 반등…원유 강세가 에탄올 전환 압력 확대

【상품시장 동향】 3월 인도 뉴욕 ICE 11번 원당(SBH25) 선물은 전일 대비 1.19% 상승한 0.25센트 오른 채 거래됐고, 3월 런던 ICE 백설탕(SWH25) 선물도 0.67% 높은 3.60달러 상승세를 보였다. 런던 시장 기준가는 1개월 만의 저점에서 회복되는 흐름이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 가격 반등의 직접적 촉매는 WTI 원유가 1주 최고치로 +1% 이상 급등한 점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에너지 가격과 연동된 에탄올 가격도 함께 높아져, 전 세계 설탕 제당업체들이 사탕수수를 설탕이 아닌 에탄올 생산에 더 많이 투입할 유인이 커진다. 이는 향후 설탕 공급 축소 가능성을 키워 가격을 방어하는 재료로 작용한다.

공급 측 변수: 태국·브라질·인도 동향

“국제설탕기구(ISO)가 2024/25시즌 글로벌 공급 부족 전망치를 251만t로 하향 조정했다.”

ISO는 11월 21일 발표에서 기존 358만t 부족 전망을 251만t로 축소했다. 동시에 2023/24시즌 세계 설탕 잉여 전망치는 20만t에서 131만t으로 대폭 상향했다. 공급 여건이 개선됐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원유 급등이라는 변수로 단기 반등이 촉발된 셈이다.

태국은 10월 29일 설탕위원회(Office of the Cane and Sugar Board)가 2024/25 생산량을 전년보다 18% 늘어난 1,035만t로 제시했다. 이는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인 태국의 공급 증가 기대를 반영한다.

반면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최근 생산량은 주춤했다. 업계 협회 유니카(UNICA)는 11월 상반기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9.2% 급감한 898t로 집계됐고, 누적 2024/25 생산도 전년 대비 3.0% 감소한 3,827만4,000t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극심한 가뭄과 고온으로 발생한 화재가 사탕수수대를 태워버린 영향이 크다. 사탕수수 생산자 단체 오르플라나(Orplana)는 최대 8만ha가 피해를 입어 사탕수수 500만t이 손실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브라질 농업공사 코납(Conab)도 11월 21일 2024/25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을 4,600만t에서 4,400만t으로 하향했다.

설탕 2위 소비국 인도 역시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인도 식품부는 8월 30일 2024/25 시즌(11월 시작) 에탄올 생산 제한을 해제하면서 설탕 수출 제한 연장을 시사했다. 인도 정부는 2023/24 시즌 설탕 재고 확보를 위해 제당소의 에탄올용 수수 사용을 금지했고, 2023년 10월부터 수출도 제한했다. 2022/23 시즌에는 1,110만t을 수출했지만 2023/24 시즌 할당은 610만t에 그쳤다.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ISM)는 10월 3일 “2024/25 시즌 200만t가량의 수출 여력이 있다”며 규제 완화를 호소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ISM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2023/24 생산(10월~4월 기준)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3,140만t이다. 또한 9월 26일 발표에서 2024/25 생산 전망을 3,330만t으로,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2023/24 최종 재고는 840만t으로 5월 전망 910만t 대비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재고 전망

미 농무부(USDA)는 11월 21일 반기 보고서를 통해 2024/25 세계 설탕 생산이 사상 최대인 1억 8,661만9,000t으로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인간 소비량도 1.2% 늘어난 1억 7,963만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말 재고는 6.1% 줄어든 4,542만7,000t으로 전망돼 공급 대비 수요 우위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 시각 및 시장 포지셔닝

WTI 반등은 단기적으로 설탕 가격을 방어하는 재료지만, ISO·USDA가 전망한 장기 공급 증가가 이어질 경우 추가 상승 동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원유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타이트해지면 에탄올 수요와 사탕수수 전환 압력이 상존해 설탕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그간 누적된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연료시장과 농산물 시장 간 상관성이 구조적으로 높아져 투자전략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용어 해설
11번 원당: 국제 원당 선물(원료 설탕) 가운데 가장 유동성이 큰 계약.
백설탕 #5: 정제 설탕 선물. 사탕수수를 정제해 불순물을 제거한 제품.
쇼트커버링: 공매도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해 포지션을 되돌리는 행위.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원인이 된다.

투자 관점

현재 설탕 가격은 원유·에탄올·기상이변 등 복합 변수 영향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원유 강세와 브라질 생산 차질이 긍정적 요인이나, 태국·인도 생산 증가세가 중장기 공급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는 에너지·농산물 크로스헤지 전략을 병행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 본 기사에서 인용된 ISO, UNICA, USDA 등 기관 전망치는 공표 시점 기준 자료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또한 본문에 언급된 작성자 Rich Asplund는 기사 작성 당시 해당 상품에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이 없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