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 중국 군사대학 거래 조사 합의금으로 1억 달러 이상 납부 임박

By Karen Freifeld │ 번역·구성: AI 기자

2025년 7월 28일, 로이터(Reuters) 단독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 Inc.)가 미국 정부에 1억 달러(약 1,350억 원) 이상을 납부하는 합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합의는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ational University of Defense Technology·NUDT)에 대한 불법 판매 의혹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NUDT는 핵폭발 시뮬레이션과 군사용 초고성능 컴퓨팅에 관여한 것으로 미국 정부 자료에 명시돼 있다.


합의의 배경과 주요 쟁점

미 상무부는 2015년 NUDT를 수출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미국 기술 접근을 차단했다. 이후 2019년과 2022년에 ‘Hunan Guofang Keji University’, ‘Central South CAD Center(CSCC)’ 등 NUDT의 다른 명칭·주소를 추가하며 감시 강도를 높였다. 그럼에도 케이던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약 50차례에 걸쳐 CSCC를 통해 자사 EDA 툴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툴은 반도체 설계·검증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로, 회로 배치, 타이밍 분석, 오류 검증 등 칩 설계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군사용 슈퍼컴퓨터나 핵무기 시뮬레이션 연구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국가안보 측면에서 엄격히 통제된다.

“NUDT 슈퍼컴퓨터는 핵폭발 시뮬레이션 및 군사 시뮬레이션 활동을 지원한다.” ― 미 상무부 제한조치 공지문

케이던스는 2021년 2월 미 상무부로부터 중국 특정 고객 기록 제출을 요구받았고, 2023년 11월 미 법무부도 중국 비즈니스 활동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회사는 올해 초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정부와 합의 협상을 시작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중국 내 추가 연루 기업 및 내부 조치

소식통에 따르면, 톈진 휘티엄 정보기술(Tianjin Phytium Information Technology)도 케이던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NUDT 프로젝트를 지원한 정황이 있다. 휘티엄 역시 2021년 수출제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던스는 중국 현지 자회사 직원 여러 명을 해고하며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선 상태다.


미·중 무역 협상 속 규제 이행 신호

이번 합의 논의는 미·중이 새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시점에 이뤄져 주목된다. 당국이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핵심 안보 사안에는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식통은 “합의 문서에 최종 서명까지 절차가 남아 있지만, 금액 규모는 1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던스의 실적 및 중국 비중 변화

케이던스는 29일 새벽 2분기 실적발표(태평양 표준시 14시·한국시간 30일 06시)를 예정하고 있다. 회사는 엔비디아, 퀄컴 등 대형 고객사를 보유하며 EDA 분야에서 시높시스(Synopsys)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의 12%를 중국에서 올렸는데, 전년 17% 대비 감소했다. 규제 리스크와 지정학적 긴장이 수익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반도체 공급망 재편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 수요 확대가 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워싱턴 통상 변호사들은 “과징금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컴플라이언스(규제준수) 프로그램 강화 여부”라며,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기업의 경계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내 제3자 프런트 컴퍼니(front company)를 통한 우회 거래가 반복되면, 미 규제당국이 형사처벌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번 사례는 미국 정부가 무역협상과 별개로 전략 기술 통제를 지속할 것임을 보여준다. 투자자 입장에선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SW 업체들의 규제 리스크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 용어 설명: ‘프런트 컴퍼니(Front Company)’는 실제 사용자를 감추기 위해 설립된 위장 법인을 의미한다. 미국 수출법은 이런 우회 거래를 ‘허위 진술’로 간주해 엄격히 처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