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핀테크(fintech) 기업 와이즈(Wise Plc)가 소액·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참석한 임시 주주총회(EGM)에서 회사의 1차(primary) 상장 시장 이전을 결의했다. 런던증권거래소(LSE) 종목코드 WISE에 속해 있던 회사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 증시(거론되는 곳은 통상 뉴욕증권거래소[NYSE] 또는 나스닥)로 주된 거래 무대를 옮길 채비를 마쳤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안건은 런던 현지시간 오전에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며, 과반을 상회하는 찬성으로 통과됐다.
회사 측은 “1차 상장을 미국으로 옮겨 글로벌 투자자 층을 넓히고, 유동성을 강화하며, 핀테크 섹터에 더 친화적인 자본시장 환경을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영국 기업들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과 풍부한 자금조달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향하는 최근 경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Primary Listing(1차 상장)이란 무엇인가?
기업은 동시에 여러 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할 수 있는데, 통상 가장 중요한 규제와 공시 기준을 적용받는 거래소를 ‘1차 상장 시장’이라 부른다. 1차 상장이 변경되면 공시 규정, 회계 기준, 감독 기관이 모두 달라지므로 경영·재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와이즈는 2011년 영국 런던에서 타베트 힌리커스(Taavet Hinrikus)와 크리스토 카르만( Kristo Käärmann)이 설립한 해외송금·결제 플랫폼이다. 2021년 LSE에 직상장(direct listing)하며 시가총액 100억 파운드(당시 환율 기준 약 15조 원) 내외로 데뷔했고, 현재까지 2,000만 명 이상의 개인·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이번 주주총회서 다뤄진 핵심 안건*
① 1차 상장을 미국 거래소로 이전
② 회사 정관 수정 및 미국식 거버넌스 채택
③ 상장 이전 과도기의 이중 상장(dual listing) 허용 *회사 배포 공시문 요약
표결 결과는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대주주와 주요 기관투자자가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기금 운용역은 “미국 상장이 와이즈의 장기적 성장 동력에 부합한다”라며 “글로벌 동종 기업들과 동일 프레임에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과제
① 밸류에이션—미국 핀테크 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영국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돼, 상장 이전만으로도 시가총액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② 규제 리스크—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기준에 따른 보고 의무, 내부회계통제 강화 등은 비용 요인이지만, 국제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③ 파운드화 환리스크—달러 기준 보고가 주를 이루게 되면 통화 변동성 노출도가 변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런던 증시(LSE)의 위상이다. 최근 반도체 설계 기업 ARM 홀딩스가 뉴욕 나스닥으로 재상장한 데 이어, 와이즈마저 1차 상장을 미국으로 옮기면서 ‘런던 탈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이슈
① 핀테크 섹터의 미국자본 집중도 가속
② 영국 정부·감독당국의 상장제도 개편 필요성
③ 투자은행(IB)·법무법인(Law Firm) 등 서비스 공급망의 재편
와이즈 이사회는 상장 이전 절차를 “몇 달 내”에 완료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구체적인 상장 기준 가격, 거래 코드, 예상 일정은 추후 공시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 핀테크(FinTech):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용어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기존 금융서비스를 혁신하는 산업 전반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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