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DoD)와 기타 연방 정부 기관이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 및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팔란티어(NASDAQ:PLTR)나 록히드마틴(NYSE:LMT) 같은 국방ㆍ정보 분석 계약업체가 운영하는 애널리틱스(데이터 분석)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도록 설계돼, 특정 벤더(공급사)에 묶이는 이른바 ‘벤더 록인(vendor lock-in)’ 상황을 완화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은 IT 전문매체 The Information의 월요일자 보도를 인용해 정부 기관들이 해당 AI 도구를 통해 계약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NASDAQ:AMZN),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NYSE:CRM)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은 고객이 클라우드 및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능을 경쟁적으로 개발 중이다. 핵심은 기존 프로그램 코드 자동 변환 및 데이터 이전 스크립트 자동 생성으로, 수작업 비용·시간을 대폭 절감해 준다.
벤더 록인(Vendor Lock-in)이란 무엇인가
고객이 특정 기술 공급사에 의존해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데이터 포맷, API, 커스텀 코드 등이 장애물이 된다. 국방·금융·보건 등 공공부문은 민감 데이터를 다루기에 전환 비용이 훨씬 높다.
이처럼 AI 기반 코드 생성 기능은 기존 애널리틱스 소프트웨어를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BI’(Power BI) 같은 경쟁제품으로 이전할 때 필요한 변환 작업을 자동화한다. ※Power BI는 MS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분석 플랫폼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계약 만료 시점에 팔란티어 등 현행 공급사에 ‘이동 가능성’ 카드를 내밀면 가격·서비스 조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환 위협이 현실성을 가지려면, 대규모·복합 데이터를 신속히 옮길 수 있는 기술이 필수다.
시장ㆍ산업적 함의
팔란티어는 CIA 출신이 공동 창업해 군·정보기관 프로젝트로 성장해 왔고, 데이터 호환성 제한을 통해 고객 유지율을 높여 왔다. 그러나 클라우드 거대 기업들이 ‘탈(脫)팔란티어’를 지원하는 AI 툴을 내놓자, 잠재 매출 이탈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세일즈포스는 개방형 생태계를 앞세워 공공·국방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 한다. 전문가들은 “국방부와 연방 기관이 다년 계약을 갱신할 때, 데이터 이동 옵션을 갖춘 공급사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AI가 생성한 코드의 보안성·정확성 역시 핵심 쟁점이다. 국방부 사이버 보안 기준에 부합하려면 생성 코드가 메모리 안전성, 암호화 강도, 접근 제어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편의를 제공하는 만큼, 코드 리뷰 및 검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시각
기자가 종합한 업계 전망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계약 협상력이 정부 측으로 이동함에 따라 공급사 간 가격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AI 기반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서비스가 성숙할수록 클라우드 중립성을 지향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이 보편화될 수 있다. 셋째, 팔란티어·록히드마틴 같은 방산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자사 플랫폼 내 데이터 포맷 개방, 서드파티 연동 강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AI 시험 사업은 ‘기술 독점’ 구조에서 ‘플랫폼 유연성’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국방 IT 정책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향후 실제 대규모 이전 프로젝트가 실행될 경우,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대기업의 벤더 선택 전략에도 파급력이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