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에 AI 기반 ‘코파일럿 모드’ 공식 출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운 ‘코파일럿(Copilot) 모드’를 자사 웹 브라우저 엣지(Edge)에 도입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NASDAQ:MSFT)는 경쟁사들이 잇달아 AI 기반 브라우저와 검색 기능을 선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기능을 공개하며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코파일럿 모드는 사용자의 브라우징 경험을 주제별 쿼리로 구조화하고, 열려 있는 모든 탭에서 결과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용자는 탭 간 전환을 반복할 필요 없이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음성 명령도 지원돼 손쉬운 탐색이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 모드는 채팅·검색·웹 내비게이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단일 입력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브라우저 작업 흐름이 간소화되고, AI가 맥락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선별 제시하는 만큼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는 코파일럿에게 사용 기록·인증 정보·브라우저 컨텍스트 접근 권한을 부여해 호텔 예약이나 심부름 관리처럼 보다 구체적인 작업도 맡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블로그


경쟁 구도 심화

AI 브라우저 시장에서는 이미 엔비디아(Nvidia)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코멧(Comet)’ 브라우저를, 오픈AI(OpenAI)가 별도의 AI 브라우저 출시 계획을 각각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알파벳(Alphabet, NASDAQ:GOOGL)‘AI 모드(AI Mode)’라는 검색 기능을 선보였으며, 최근 사용자 참여도가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모드는 이 같은 경쟁 상황에서 엣지의 차별화를 노리는 핵심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해 검색 의도를 이해하고 답변을 조합하는 방식은 생산성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과 동일한 기술력을 공유한다.

※ 용어 설명
코파일럿(Copilot)은 ‘부조종사’ 또는 ‘동승자’라는 뜻으로, 사용자의 업무 흐름을 AI가 함께 조종·지원한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일반적인 AI 챗봇과 달리, 브라우저 탭과 히스토리·애드온 등 전체 환경을 통합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개인 비서형 AI’에 가깝다.


개인정보·보안 이슈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이 사용자 허가 없이 브라우징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능 활성화 시 시각적 표시(visual cue)가 나타나 백그라운드 작동 상태를 명확히 알린다. 또한 엣지 설정을 통해 언제든지 ‘옵트아웃(Opt-out)’이 가능하며, 무료 기능이지만 ‘한시적 제공’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전문가들은 AI가 웹 페이지·쿠키·개인 정보까지 분석해야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보안 이슈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사용자가 권한 범위를 수동으로 지정할 수 있어, GDPR(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 등 글로벌 규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산업적 함의

브라우저는 인터넷 접속의 ‘관문(Gateway)’이자 데이터 수집의 핵심 플랫폼이다. 따라서 코파일럿 모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닌 Bing 검색·Azure 클라우드·Office 생산성 생태계를 엣지로 한층 더 수직 통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브라우저 점유율 측면에서 엣지는 구글 크롬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해 왔다. 이번 AI 기능 추가는 사용자 체류 시간(Engagement)을 늘려 점유율 반등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업계는 “기능 사용률을 통해 애저 클라우드 및 광고 매출 확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IT 분석기업 스태티스티카(Statist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 세계 데스크톱 브라우저 점유율은 크롬 65.5%, 사파리 11.4%, 엣지 10.2% 순이었다. 엣지가 두 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하긴 했지만, AI 경쟁이 격화되면 사용자 ‘갈아타기’(Switching)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향후 전망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모드를 Windows·Mac PC에서 무료로 제공하되, 추후 프리미엄 기능을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미 오피스 제품군에서 월 30달러 수준의 코파일럿 요금제가 책정된 만큼, 브라우저에서 얻는 고급 기능 또한 단계별 과금이 도입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 브라우저가 단순히 페이지를 보여주는 도구에서 ‘생산성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며 “AI가 제공하는 콘텍스트 기반 개인화가 차세대 인터넷 경쟁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웹 표준·확장 프로그램·검색 광고 시장 전반의 사업 모델 재편도 더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까지 기능 출시 지역을 ‘코파일럿 제공 시장’으로만 한정해 구체적인 국가별 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용 계정과 일반 소비자 계정 모두 최신 버전 엣지에서 업데이트를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모바일 버전·기업용 관리 콘솔에도 기능 확장이 예상된다.

종합하면, 코파일럿 모드는 AI 퍼스트 전략을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또 다른 승부수다. 단순 번역이나 요약을 넘어, 여러 탭·검색 결과·개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엮어 ‘맥락’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는 따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 없이, 브라우저 한 곳에서 ‘작업 지휘본부(Command Center)’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