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2위 상업은행인 토론토도미니언 뱅크(TD Bank)가 이사회 의장을 교체하며 경영 투명성과 감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TD은행은 독립 사외이사 존 맥킨타이어(John MacIntyre)를 신임 의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9월 1일부로 은퇴 예정인 현 의장 앨런 맥기번(Alan MacGibbon)의 뒤를 잇는다. 당초 맥기번 의장의 임기 종료일은 연말(12월 31일)이었으나, 일정이 약 네 달 앞당겨졌다.
이번 인사는 TD은행이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부과받은 30억 달러(한화 약 4조2,000억 원) 규모의 역사적 벌금 및 자금세탁방지(AML) 시정 명령에 대응해 경영 전반을 개편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TD은행은 이미 1월에 바라트 마스라니(Bharat Masrani) 전 최고경영자(CEO)의 조기 퇴임을 결정하고, 레이먼드 춘(Raymond Chun) 현 CEO를 2월 1일자로 앞당겨 선임한 바 있다.
TD 측은 보도자료에서 “맥킨타이어 신임 의장의 심도 깊은 금융 전문성과 거버넌스 경험이 이사회가 강력한 감독과 장기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 서비스, 글로벌 자본시장, 기술, 리스크 관리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다수의 이사회 경험까지 겸비했다.”—TD은행 공식 성명
존 맥킨타이어는 과거 TD그룹 내 중견기업 대상 사모펀드(Private Equity) 부문을 설립한 인물이다. 또한 토론토에 본사를 둔 중견시장(미드마켓) 사모펀드 운용사 버치힐 캐피탈 파트너스(Birch Hill Capital Partners)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전문용어 해설
‘미드마켓 사모펀드’란 시가총액 또는 매출 규모가 중간 수준인 기업에 투자해 경영 혁신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이후 지분 매각이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AML(자금세탁방지) 시정 명령’은 금융회사가 불완전한 내부통제 탓에 의심 거래 보고 의무를 다하지 못하거나 고위험 거래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했을 경우, 규제당국이 통제 체계 전면 개선을 요구하는 조치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샬랍 가르그(Shalabh Garg)는 “맥킨타이어는 다방면의 보드 경험을 지녔기에 의장직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며 “특히 AML 관련 개혁 과제와 투자자 신뢰 회복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올해 TD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정된 14명의 이사 후보 전원이 선임되긴 했지만, 현 의장 맥기번은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다. 가르그 애널리스트는 “2023년 이후 새롭게 합류한 이사가 9월이면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며 “보드 개편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짚었다.
주가 흐름
2025년 들어 TD은행 주가는 34% 상승했다. 이는 캐나다 주식 벤치마크인 S&P/TSX 종합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 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자 시각 및 전망
이사회 의장 교체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30억 달러 벌금은 TD은행의 브랜드 신뢰에 큰 타격을 줬으며, 북미 금융권에서는 드문 대규모 AML 제재 사례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Governance(지배구조)와 Risk Management(위험 관리) 부문이 ESG 투자자뿐 아니라 규제 당국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됐다.
맥킨타이어는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동시에, 사모펀드 운용을 통해 민간 자본시장에서 다양한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본 경험을 지녔다. 이는 은행이 미국 금융당국과의 시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며 내부통제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주식시장에서는 “의장-CEO 투톱 체제의 교체가 완료된 만큼, 향후 실적 회복 구간에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다만 AML 개선 프로그램이 완벽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경상비 증가·규제 비용 상쇄 여부가 관건이다.
결론적으로, TD은행은 맥킨타이어 의장을 선임함으로써 이사회 역량을 보강하고 조직문화 전반에 리스크 관리 DNA를 심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 리스크 완화와 거버넌스 체계 개선이 이어질수록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여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