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초단타(High-Frequency) 트레이딩 회사인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가 인도 증권당국(SEBI)의 시장 조작 혐의와 관련해 답변 기한 연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제인스트리트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 SEBI* )가 7월 3일자로 발령한 ‘잠정 명령(interim order)’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SEBI는 해당 명령에서 제인스트리트가 인도 증권시장에서의 가격 형성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회사 측에 21일 이내에 서면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었다. 하지만 제인스트리트는 내부 조사와 법률 검토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SEBI는 누구인가?
SEBI( Securities and Exchange Board of India )는 1992년 제정된 ‘SEBI Act’에 따라 설립된 인도 자본시장 감독기관이다. 인도 내 모든 증권·파생상품 거래를 감시하며, 미국의 SEC, 한국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독립 규제기관이다. 특히 시장 조작, 내부자 거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 권한을 보유한다.
잠정 명령(interim order)은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 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취해지는 임시조치다. 대부분의 경우 해당 명령은 거래 정지, 포지션 제한, 자산 동결 등을 포함하지만, 이번 사안에서 SEBI는 제인스트리트 측에 ‘소명 기회’를 제공하는 형태를 택했다.
제인스트리트의 위상과 잠재적 영향
1999년 설립된 제인스트리트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50여 개 시장에서 고빈도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ETF 유동성 공급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초당 수백 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자체 매매 시스템으로 유명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조성자(market maker)’ 역할을 수행한다는 명성과 함께, 지나치게 공격적인 거래 전략으로 규제 당국의 촉시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SEBI의 이번 조사는 미국·유럽 규제기관이 고빈도 거래의 시장 건전성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 평가한다. 만일 SEBI가 최종적으로 시장 조작 혐의를 인정할 경우, 제인스트리트는 벌금·거래제한·라이선스 문제는 물론, 다른 신흥국 규제기관으로부터의 연쇄 제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조작(Market Manipulation)이란 무엇인가?
시장 조작은 인위적 수단으로 가격·거래량 등을 왜곡해 시장 참여자들의 공정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행위다. 대표적으로 펌프앤덤프(pump & dump), 매수·매도 가장(order spoofing), 상계거래(wash trade) 등이 있다. 고빈도 트레이딩 전략이 ‘스푸핑(spoofing)’과 겹칠 때 규제 리스크가 커지는데, 이번 건도 이와 비슷한 패턴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미국에서는 ‘도드-프랭크법’, 유럽에서는 ‘MAR(Market Abuse Regulation)’이 시장 조작을 광범위하게 금지한다. 인도 역시 2015년 제정한 PFUTP(Prohibition of Fraudulent and Unfair Trade Practices) 규정을 통해 강력한 처벌 근거를 마련해왔다.
전문가 시각
로펌 AZB & Partners의 자문 변호사 라제쉬 메논은
“잠정 명령 단계에서 이미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인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글로벌 시스템상의 데이터 검증이 필요하므로 피조사 기업이 기한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흔한 수순”
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내외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사안이 시장 유동성에 미칠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규제환경 불확실성이 장기 투자 흐름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SEBI가 제인스트리트의 연장 요청을 수용하면, 답변 기한은 통상 15~30일 가량 늘어난다. 이후 공청회를 거쳐 최종 명령이 내려지기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시장은 제인스트리트가 제시할 내부 통제 개선책과 SEBI가 요구할 추가 제재 수위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시장조성자의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 ETF·파생상품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그리고 동남아·중동 국가들의 동조 규제 가능성이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참고 용어
*SEBI : Securities and Exchange Board of India, 인도의 증권·파생상품 감독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