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다시 무역의 시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3월 30일 ‘Liberation Day 관세’를 선언한 뒤, 미·중·EU·일본은 숨 가쁜 협상 레이스에 돌입했다. 7월 말 스톡홀름 3차 회담과 EU‧일본 관세 합의, 그리고 8월 12일 1차 관세 유예 만료 시점이 맞물리며 글로벌 자본시장은 ‘2018~2019 무역전쟁 데자뷔’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번 라운드는 당장 증시 변동성 이상의 장기 구조 변화를 예고한다. 본 칼럼은 ▲거시·시장·산업 지표 ▲과거 무역전쟁의 계량적 교훈 ▲기업 실적·밸류에이션 시뮬레이션을 종합해 향후 5년간 미국 주식·경제 지형을 심층 진단한다.
1) 왜 ‘관세’가 다시 빅 이슈인가?
- 2024년 12월~2025년 2월: 美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4%대를 기록하자 백악관은 ‘해외 덤핑’ 책임론을 제기.
- 2025년 3월 30일: 트럼프 대통령, 상호주의 관세 행정명령(EO 14221) 서명—중국·EU·일본에 30% 예고.
- 5∼7월: 세 차례 휴전·재협상—일본·EU는 15%로 타결, 중국은 8월 12일까지 유예.
즉, 2018년과 달리 ‘예고→협상→선택적 타결’ 3단계를 통해 불확실성 자체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2) 2018~2020 무역전쟁 데이터 복기
항목 | 관세 전(’17) | 고율 관세 peak(’19) | 1단계 합의 후(’20) |
---|---|---|---|
美 CPI 기여도(무역품) | +0.18%p | +0.72%p | +0.31%p |
S&P500 EPS 성장률 | +15% | -1% | +8% |
中→美 수입 감소율 | – | -17% | -11% |
멕시코·베트남 대미 수출 증가 | +3% | +21% | +26% |
결론: 높은 관세는 ①소비자물가 베이스효과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여, ②기업 마진 압박, ③공급망 다변화 가속이라는 세 갈래 채널로 작동했다.
3) 2025~2030 전망 시나리오
(1) 시나리오 매트릭스
구분 | 관세 수준 | S&P 500 12개월 Forward PER 예상밴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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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휴전 연장 | 30% 충돌 재연 | ||
기본 물가 충격 | +0.3%p | +0.8%p | 16~22배 → 15%선/17~24배 → 30%선 |
EPS 디스카운트 | -3% | -8% |
주요 가정: 원화 기준 WTI $80, 달러인덱스 105, 연준 기준금리 4.25% 동결.
15% 유지 시 5년 CAGR ≈ 8.5% 가능, 30% 재연 시 5% ±1%로 하향.
(2) 섹터별 파장
- 정보기술: 반도체·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CapEx 지연·고정비 레버리지↓. 다만 AI/클라우드 secular trend는 유지.
- 산업재·자동차: 멕시코·베트남 우회 생산으로 유휴 CapEx 재배치. 일본 완성차사 대비 테슬라·BYD 글로벌 점유율 확대.
- 소재·에너지: 미국 LNG·희토류·구리 수혜. Inflation Reduction Act 세액공제와 결합.
- 소비재: 애플·나이키 등 브랜드파워 상위는 가격 전가 성공, 마진 방어. 중하위 브랜드는 재고 markdown 심화.
4) 계량 시뮬레이션: 밸류에이션 리셋
필자는 블룸버그 컨센서스(7/26) EPS $270 기준, 관세별 EPS 디스카운트를 적용했다. ① 15% 시 EPS $262, 합리적 PER 20배 → S&P500 5,240. ② 30% 시 EPS $248, PER 17배 → 4,216. 이 범위를 오펜하이머(7,100)·골드만(6,500)·뱅크오브아메리카(6,200)의 상단 추정과 비교하면, 시장은 ‘15% 휴전’ 시나리오를 이미 부분 반영 중이다.
5) 투자전략: 3단계 로드맵
① 단기(2025 H2)
- 헤지: S&P·나스닥 ATM 콜 레딧 콜스프레드/장기 국채 ETF(TLT) 50bp 이상 금리 피벗 노출.
- 방어: 고배당 유틸리티·헬스케어 MCO·배당귀족 ETF(SDY).
② 중기(2026~27)
- 공급망 이전 수혜: 멕시코 ETF(EWW), 베트남 ETF(VNM), 美 인디애나·텍사스 LNG 미드스트림.
- 리쇼어링: 산업 자동화(ROK), 전력 반도체(ON), 중소형 EMS(Contract Manufacturing)그룹.
③ 장기(2028~30)
- 친환경·AI 슈퍼사이클: SI 전력망·냉각·광통신(OEIC), 반도체 장비 EUV·하이브리드 Expose.
- 인플레이션 헤지: 구리·리튬 로열티 기업 & 미국 서부 희토류(SLYV).
6) 리스크 체크리스트
리스크 | 감시 지표 | 인계점(Trigger) |
---|---|---|
관세 복원 | 8/12 중국 유예 종료 백악관 EO 공표 |
30% 발효 + 세컨더리 관세 포함 |
연준 정책오류 | Core PCE YoY | 4% 6개월 고착 시 추가 hike |
환율·달러강세 | DXY 110 돌파 | 신흥국 채권 스프레드 +100bp |
공급망 재편 지연 | FDI 승인건수 | 멕시코 Maquiladora 공장 지연률 10%↑ |
위 가변 요소가 동시에 작동할 경우 2026년 EPS 전망은 최대 15% 하향될 수 있다.
7) 결론 및 정책 제언
무역은 더 이상 거시백서의 부록이 아니다. 관세 레짐(Regime) 전환은 인플레이션→통화정책→기업 CapEx→주주가치까지 파급된다. 현재 시장은 ① 15% 휴전 지속 및 ② 연준 동결→인하 경로, 두 축의 ‘골디락스’를 선반영 중이다. 투자자는 디커플링·재편 속도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필자의 제언: 미국 정책 당국은 관세를 ‘목표’가 아닌 ‘저당 잡은 칩’으로 관리해야 한다. 관세 레버리지 장기화는 궁극적으로 달러·국채·주식 세 축 모두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인다. 기업은 공급망 다변화와 동시에 무역금융·환헤지 역량을 내재화해야 한다.
요컨대 상호주의 관세가 ‘1회성 쇼크’가 아닌 ‘신규 균형점’으로 고착될지 여부가 2025~2030년 S&P500 궤도를 결정할 것이다. 분산과 데이터 기반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