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Audi)가 미국 수입 관세 상승과 내부 구조조정 비용 증가를 이유로 2025 회계연도 전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우디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650억~700억 유로로 낮췄다. 이는 이전에 제시했던 675억~725억 유로 범위보다 최대 25억 유로 줄어든 수치다. 동시에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 목표치도 5~7%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종전 7~9%보다 2%포인트 낮다.
“대(對)미 수출 물량에 적용되는 새 관세와 전동화·디지털화를 위한 인력 조정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생하면서 재무 가이던스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 아우디 재무부문 관계자
관세가 실적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
이번 전망 하향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시행한 유럽산 자동차 수입 관세 인상이다. 관세율은 기존 10%에서 최대 25%까지 높아졌으며, 이는 차량 1대당 평균 판매가가 높은 아우디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북미 시장은 아우디 글로벌 판매량의 약 18%를 차지해, 관세 조정이 즉각적인 매출·이익 압축으로 이어진다.
아우디는 △고성능 세단 A6·A8 △SUV Q5·Q7 등의 미국 판매 물량이 독일 및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돼 전량 수입된다. 고관세가 부과되면 도·소매 유통망 모두 가격을 전가하기 어렵고, 이는 원가 부담 및 판매 감소라는 ‘이중 악재’로 연결된다.
또한, 워싱턴과 브뤼셀 간 통상 협상이 6월 말 타결됐지만 세부 이행 지침이 확정되지 않아 아우디는 관세 영향의 최종 범위를 아직 산정 못 한 상태다. 회사 측은 “추가 분석이 끝나는 대로 올해 하반기 다시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비용과 전동화 전환 가속
구조조정 비용도 실적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아우디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2030 전동화 로드맵’을 추진 중이며, 내연기관 모델 감산·중단, 배터리 연구개발(R&D) 투자, 공장 자동화 확대에 따라 탕정·네카줄름·잉골슈타트 공장 인력을 단계적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에만 약 12억 유로의 일회성 인력 재배치 및 교육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024년(약 7억 유로) 대비 70% 증가한 규모다. 특히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플랫폼 개발을 담당하는 CARIAD(폭스바겐 소프트웨어 자회사)와의 협업 비용도 연간 5억 유로 이상 추가 발생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관세·구조조정·R&D 비용이 결합하면서 영업이익률 하향이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
매출·이익 전망치 세부 비교
구분 | 기존 가이던스 | 수정 가이던스 | 변동폭 |
---|---|---|---|
매출 | 675억~725억 유로 | 650억~700억 유로 | -25억 유로 |
영업이익률 | 7~9% | 5~7% | -2%p |
환율 기준 1달러=0.8535유로로 환산하면, 매출 가이던스는 약 760억~820억 달러 수준이다.
용어 설명: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본업에서 발생한 이익이 매출 대비 얼마나 효율적으로 창출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예를 들어 영업이익률이 5%라면, 매출 100유로 중 5유로가 영업이익이라는 의미다. 완성차 업계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인건비로 인해 5~10%대 영업이익률을 ‘안정적’으로 간주한다. 아우디의 기존 목표치 7~9%는 프리미엄 브랜드 평균과 유사했으나, 5~7%로 낮아지면 수익 구조가 경쟁 브랜드 대비 다소 열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투자자 반응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폭스바겐 보통주는 가이던스 발표 직후 2.8%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전동화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이 결국 관세 불확실성과 겹쳐 단기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며 “하반기 관세 협상 재추진 결과가 주가 향방의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HSBC는 “단기적으로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에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한다”면서도 “2030년 전동화 포트폴리오 전환 완료 시, 소프트웨어·서비스 매출 확대로 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망과 과제
아우디는 이번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유럽·중국 전기차(EV) 출시 계획을 수정하지 않았다. 회사는 2026년부터 모든 신규 모델을 전동화 플랫폼에서만 개발할 예정이며, 중국·미국에 합작 배터리 셀 공장 건설도 지속 추진한다. 다만 북미 전기차 세액공제(IRA) 요건을 충족하려면 현지 생산·조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IRA 세액공제 혜택까지 고려하면 미국 현지 생산 검토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향후 6개월 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 구독·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차량 수명 주기 전반에 걸친 수익원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대는 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으며, 이는 관세·원자재 가격 변수에 덜 민감한 구조다.
결론
요약하면, 아우디의 실적 전망 하향은 관세와 구조조정이라는 외부·내부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전동화·디지털화 전략이 본궤도에 오르면 비용 효율이 개선될 여지가 있으며, 향후 미국 및 EU 간 통상 환경이 완화될 경우 가이던스 상향 여력도 존재한다.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대비하면서 관세 협상 진행 상황과 전기차 생산·판매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