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하이네켄 홀딩 N.V.(HEIO.AS, HEIOA.XC)가 2025년 상반기에 흑자 전환하며 전년 동기의 손실을 만회했다. 다만 매출은 유로 강세로 인해 5% 감소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맥주기업 하이네켄 홀딩은 올해 1~6월 순이익 3억8,000만 유로(주당 1.34유로)를 기록해 전년 동기 4,800만 유로 손실(주당 0.17유로)에서 크게 개선됐다.
세전 이익은 12억3,000만 유로로 전년 3억3,900만 유로 대비 약 260% 급증했다. 회사 측은 영업 효율화, 비용 절감, 가격 전략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반기 매출은 169억2,000만 유로로 전년 178억2,000만 유로 대비 5% 감소했다. 회사는 유로화 강세가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 효과를 상쇄했다고 밝혔다.
조정 기준으로는 순이익 11억6,000만 유로, 주당이익(EPS) 2.08유로를 달성했다. 조정 매출은 169억3,000만 유로로 전년 178억1,000만 유로에서 줄었다.
하이네켄 홀딩은 주당 0.74유로의 중간배당을 발표했다. 배당 기준일은 7월 30일이며, 지급일은 8월 7일이다. 이번 중간배당은 전년 0.69유로 대비 7% 인상됐다.
전망 유지
회사는 2025회계연도 조정 영업이익이 4%~8% 유기적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존 가이던스를 재확인했다. 또한 조정 순이익도 영업이익 증가율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판매량은 상반기 유럽 내 고객 혼선과 미주 지역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연간 기준 ‘대체로 안정적’ 수준을 전망했다. 회사는 긍정적인 가격-믹스(price-mix) 효과가 남은 기간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은 환율 변동, 인수합병(M&A) 등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본업의 체질 개선과 내실 확대로 달성한 성장을 의미한다. 가격-믹스(price-mix)는 가격 인상 효과와 고가 제품 비중 확대 등을 합산해 평균 판매단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말한다.
기자 해설
하이네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가 상승과 소비 양극화 속에서도 프리미엄·수제맥주 라인을 강화해 왔다. 이번 실적에서 확인된 가격-믹스 효과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성과로 해석된다. 한편 유로화 강세는 수출 비중이 높은 네덜란드 제조업체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하반기 환율 추이가 실적 변수로 지목된다.
하이네켄 홀딩의 주요 상장 종목 코드는 에이렉스(AMS) 시장의 ‘HEIO’이며, 의결권 구조상 하이네켄 그룹 전체의 지배주주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HEIO 주가뿐 아니라 모회사 하이네켄 N.V.의 경영 전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맥주 산업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 완화 국면에서 음료 업체들의 원재료·물류 비용 압박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하이네켄이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할 경우, 배당 성향 확대 혹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재개 가능성도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2024년 상반기 손실은 주로 러시아 사업 철수 관련 일회성 비용과 유럽 내 유통 계약 재조정으로 발생했었다. 올해는 해당 기저효과가 사라진 데다, 동남아·아프리카 지역에서 두 자릿수 판매 성장세가 이어지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글로벌 맥주 시장은 2023~2027년 연평균 3%대 성장세가 예상된다. 그중 무알코올·저알코올 제품군이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하이네켄 역시 ‘하이네켄 0.0’ 브랜드 확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산 흐름 속에서, 하이네켄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 30%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경영 성과는 유럽 기관투자자의 장기 보유 성향과도 맞물려, 기업 가치 평판을 뒷받침한다.
다만, 글로벌 곡물가격 불안이 이어질 경우 맥주 원재료인 보리·홉 가격 상승이 마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주 시장의 경기 둔화와 소비자 지출 패턴 변화가 하반기 판매량에 불확실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연초 대비 4%가량만 상승하는 등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환율·원가 변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