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특약 /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제시한 8월 1일 무역협상 마감 시한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기한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 30%에 달하는 징벌적 관세가 발효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증시는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고 있고, 변동성 지수(VIX) 역시 평온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25년 7월 2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그리고 세계 각국 중앙은행 회의를 앞두고도 ‘침착 모드’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어, 경제·통화정책 전반에 불확실성이 누적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기사에서는 △관세 시한 △연준(Fed) 회의 △일본은행(BOJ) 정책 방향 △유로존 핵심 지표 △캐나다 장기국채 이상 신호 등 총 5대 이슈를 심층 점검한다.
1️⃣ “WANT와 NEED 사이” — 관세 시한이 던지는 딜레마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수는 없지만, 노력하면 필요한 것은 얻을 수 있다.”
로이터는 롤링스톤즈의 가사를 인용해 투자 심리를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일본, 미국-EU 간 예비 합의는 ‘무역전쟁’ 급락 시나리오를 일단 봉합했지만, 전문가들은 “실망 리스크가 잠복해 있다”고 경고한다.
가령 EU는 주말 사이 15% 관세를 골자로 하는 ‘프레임워크 어그리먼트’를 미국과 도출하며 파국을 면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30% 추가 관세 카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시한보다 합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여름철 거래량이 얇아진 글로벌 증시는 단 한 줄의 부정적 헤드라인만으로도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공포’로 지적된다.
2️⃣ FED DRAMA — 백악관 vs 연준, 갈등 최고조
FOMC는 7월 30~31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현 5.25%∼5.50%)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로이터 컨센서스는 ‘동결’을 예상하지만,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관세가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며 선제적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에게 “임기를 채우지 말고 자진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해임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시장은 이를 ‘정치적 레토릭’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다만 파월 체제가 약화되면,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월러의 매파-비둘기 혼재 노선이 새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 일본은행 — “정책 정상화 첫발 떼나?”
일본은행(BOJ)은 7월 30~31일 이틀간 회의를 열고 국채 매입 규모와 정책금리(현재 -0.10%)를 논의한다.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미·일 무역협정이 불확실성을 다소 제거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 가능성을 높게 봤다.
여기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중간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면서, 향후 재정확대 시그널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은 BOJ가 연말까지 최소 25bp 인상에 나설 확률을 50% 이상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4️⃣ 유로존 — 데이터 홍수 속 ‘ECB 인내심’ 시험대
7월 31일 예정된 △7월 소비자물가 잠정치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유로존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6% 급증한 것은 ‘관세 앞당기기’에 따른 선(先)수입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인플레이션은 6월 2%로 목표치를 회복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 전망은 내년 초 1.4%까지 하락을 가리킨다. 이는 일부 정책위원을 긴장시키는 요소로, “정책 일시중단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5️⃣ 캐나다 — 30년물 국채 수익률 급등이 보내는 경고
7월 30일 열리는 캐나다은행(BoC) 통화정책회의는 기준금리(2.75%) 동결이 유력하다. 문제는 4월 이후 30년물 국채 금리가 70bp 급등해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장기채 금리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투영된다는 점에서, 6.9%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관세 유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BoC는 5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캐나다 국채 시장에 패스트머니 헤지펀드 유입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하며 영국 길트(국채) 급락 때와 유사한 변동성 리스크를 경계했다.
📝 용어설명 ※전문가 안내
패스트머니 헤지펀드는 중앙은행 발표·지표 발표 등 단기 이벤트에 베팅해 빠르게 포지션을 바꾸는 투기적 자금을 말한다. 이들의 매수·매도 규모가 크면 시장 변동성이 단기간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VIX(변동성 지수)는 S&P500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향후 30일간 주가 변동성을 추정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20 이하이면 ‘평온’, 20 이상이면 ‘불안’ 국면으로 간주한다.
🔍 기자의 시각
글로벌 자산시장이 표면적으로는 ‘고요한 호수’처럼 보이지만, 물밑에서는 관세·정책금리·국채수익률이라는 세 개의 암초가 충돌할 조짐을 보인다. 특별히 여름철 유동성 공백이 깊어지는 만큼, 단기 헤드라인 뉴스가 변동성 증폭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분산과 현금 비중 관리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